(474)자세와 요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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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보무당당한 국군의 시가행진을 볼때 우리는 그 어떠한 무기보다도 곧고 힘찬 군인의 자세에서 강한 인상을 받게된다.
이러한 자세는 척추의 위치배열로 결정되는데 우리 몸의 척추는 목·등·허리·골반뼈등 30여마디의 척추뼈로 구성되어 있다. 뼈와 뼈사이에는 디스크가 있어 층격을 완화하고 각 뼈마디는 힘줄과 근육에 의해 싸여있으며 중요한 신경과 혈관이 척추를 따라 진행하고 있다.
자세가 나쁘면 이들 근육·신경·디스크·척추뼈등이 약해져 요통을 유발하게 된다.
바른 자세란 앞·뒤로 볼때 척추가 곧게 일직선을 이루며 옆에서 보면 목과 허리뼈는 앞으로 등과 골반뼈는 약간 뒤로 만곡을 이루어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바른 자세보다 등이 뒤로 굽는 것을 척추후만증이라하며 이렇게되는 가장 흔한 원인은 성장기 청소년때 나쁜자세때문이며 그밖에 선천성 후만증 또는 척추 발육이상으로 오는 청소년기 후만증 등도있다.
노년기가 되면 등이 뒤로 굽는것을 혼히 보느데 이는 뼈의 석회분이 빠져 척추의 압박굴절이 생기고 퇴행성 변화로 추간판의 두께가 얇아져서 생기는 일종의 노화현상이다.
등이 옆으로 굽는 것을 측만증이라하며 자세가 나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때 또는 한쪽다리가 짧거나 디스크환자등에서 볼수 있다. 이들은 원인을 제거함으로써 바로 잡을수 있다.
이외에 원인불명의 특발성척추측만증이 있는데 10대초반의 여학생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이증세는 치료를 위해 조기발견이 중요하며 발견방법은 등을 앞으로 굽혀 한쪽등이 뒤로 돌출하는 것으로 알수 있다.
구조적 변형이 없더라도 오래 앉아 일하는 사람이나 학생들에게서 나쁜 자세가 생기기 쉬우며 이것이 지속되면 퇴행성 관절염이나 디스크등이 생길수 있다.
바른 자세로 등과 허리를 보호하는 방법으로는 서있을때 등을 굽히지말고 바로 선자세가 좋으며 앉을때는 푹신한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어 앉는것보다는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깊이 들어앉는 것이 좋다.
때로는 다리를 꼬는 것도 허리근육을 푸는 방법의 하나가 된다. 누울 때는 너무 푹신한 침대보다는 바닥이 다소 딱딱한편이 좋으며 무릎밑에 베개등을 넣어 무릎이 약간 구부러지게하는 자세가 허리에 부담을 덜 주게된다.
또 바른 자세의 유지에 필수적인 것은 등과 복부의 근육운동이므로 이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흔히 일상생활중의 자세에는 신경을 쓰지않다가 요통이 생긴 다음에야 후회하는 것을 볼수 있다. 대부분의 환자가 그렇듯이 아프고나서 척추의 중요성을 알게 되는데 바른자세로 통증을 예방하는데 좀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것이 전문의의 바람이다. 석세일<서울대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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