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대 두뇌 앞지를 컴퓨터 등장|미래학자「코시니」는 이렇게 본다|자원의 한계 기술로 극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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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 세대에 미래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큰 것은 시간적 분수령과 기술적 분수령이 합쳐지고 있기 때문일 것 같다. 25년에 한번씩 일어나던 특정분야의 기술개혁이 이제는 24시간마다 한번씩 일어나고 있다고 말하는「에드워드·코니시」세계미래학회 회장. 워싱턴시 북부의「베테스다」에 있는 조그마한 건물 2층 사무실에서 만난「코니시」회장과의 회견을 통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미래를 살펴본다.

<코니시 회장 약역>
▲27년 8월 31일 뉴욕시 출생 ▲50년 하버드대 졸업 ▲51년 UP통신사기자 ▲52∼56년 U P통신 런던·파리·로마특파원 ▲66년 세계미래학회회장취임 ▲저서『미래연구』『내일의세계』『범지구적 해결방안』등 다수.
―미래를 향한 거대한 변화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인식이 일반인들 사이에 번지게 된 계기는 10년 전에「토플러」의『미래의 충격』이 발간됨으로써 마련된듯 합니다. 그 이후 미래학에 대한 관심은 전세계적으로 어느 정도 번지고 있읍니까?
『미래학이 갖는 전체규모로 볼때 관심도는 아직도 비교적 낮다고 봅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단기적 시야에 집착해있고 당장 오늘 사는 문제에 몰두해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상당히 빠른 속도로 미래에 대한 관심이 커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66년 1천명의 회원으로 창설된 세계미래학회도 이제 3만명으로 회원수가 불어났어요』
―얼마전 유 에스 뉴스지의 특집기사는 세계가 21세기로 뻗는 새로운「콘드라티에프주기」로 접어들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를 소개했습니다. 귀하는 우리가 그런 극적인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소론에 동의하십니까?
『나의 답은「예스」와「노」입니다. 경제적 측면에서 볼때 새로운 주기는 분명히 오고 있습니다. 45년 내지 60년을 한 주기로 하는「콘드라티에프 주기」로 볼때 전후부터 지금까지의 호황기는 끝이 나고 있어요. 이 전환기는 새로운 경제상황에 적응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고통의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호황기에 생겨난 경제의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필요한 고통입니다. 유 에스 뉴스지의 기사에는 한가지 잘못이 있읍니다. 그 기사는 마치 우리가 80년대 초의 불황기로「콘드라티에프주기」의 밑바닥을 넘어선듯이 기술하고 있는데 나는 아직 우리가 불황기의 밑바닥을 겪지 않았다고 보는 것입니다. 나는 80년대 말께에 불황의 밑바닥을 겪게되고 90년부터 새주기의 번영기가 시작되어 21세기로 뻗어나가게 된다고 보고 있어요.』
―현재 진행되고있는 여러 분야의 새 기술연구가 그러한 새 번영기를 주도하게 된다고 보십니까?
『그렇지요. 컴퓨터, 특히 기계가 사람의 육체적 능력을 확대했듯이 인간의 지능을 수백배, 수천 배로 확대시켜줄 인공지능 (제5세대 컴퓨터) 의 개발, 유전공학 등이 모두 중요한 기술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미래를 향한 변화는 과거의 산업혁명과 종교개혁을 합친 것의 10배 규모로 한세대 안에 일어나고 있다고 비유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속도를 가지고 진행되고 있어요. 과거에는 한 분야의 기술혁신이 달성되는데 25년이 걸렸는데 이제는 24시간에 한 가지씩 기술혁신이 일어난다고 말한 전문가도 있읍니다.
그러나 기술혁신은 사회변화를 수반하기 때문에 좋게만 볼수는 없습니다. 앞으로 역사가들은 오늘의 변환기를「초위기의 시대」(Megacrisis)라고 부를 것입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지금처럼 널리 퍼진 시대는 없었어요. 그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우리의 과제입니다.
그와 같은 불안감을 표현하는 한 예로 우리가 지금 살고있는 이 시대야말로 안간의 수명이 과거어느때보다 늘어났고 편안한 생활과 영양분 많은 음식을 먹고있는 황금기라는 주장이지요.
그러나 이 비관론에 따르면 그런 번영이 앞으로 궁핍으로 변한다는 것입니다.「고든·테일러」는「미래를 피하는 법」이란 저서에서「미래는 사회 불안과 폭력이 과거 어느 때보다 커지고, 물질적 생활수준은 낮아지고, 공해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예견했어요』
―그러면 낙관적 미래상은 어떤 것입니까?
『현대는 인류사상 가장 많은 과학자를 갖고 있는 시대입니다. 지금까지 존재했던 전체 과학자중 85%가 지금 생존해 있어요. 이 엄청난 수의 과학자들이 각분야에서 인간의 생활을 보다 윤택하고 풍부하게 만들 새기술을 연구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는 낙관해도 좋다고 말할 수 있지요.
「마르크스」는 자본가가 이익을 독점하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빈곤하다고 말했지만 사실 자본가가 가져가는 이익이 전체근로자의 임금에 비하면 적은 양에 자나지 않습니다. 근로자가 빈곤한 것은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며, 새기술은 생산성을 높임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수준을 향상시켜 주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가 겪고있는「초위기」는 새문명을 탄생시키기 위한 산고입니다. 현재 기술개발의 속도로 보면 앞으로 수십년 안에 인간의 생활조건은 극적으로 개선될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지금 살고 있는 우리 세대의 인류는 미래의 평화와 번영을 달성하도록해야하는 지극히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는 것입니다.』
―지구상 자원의 유한성에 대해 두갈래의 상반되는 견해가 있읍니다. 하나는「로마클럽」과「지구2천년」보고서로 대표되는 비관론이고 다른 하나는「줄리언·사이먼」과「허민·칸」이 쓴「자원 풍부한 지구」로 대표되는 낙관론입니다. 귀하는 이 두 가지 관점을 각각 어떻게 평가합니까?『낙관론과 비관론이 다같이 훌륭한 논거를 갖고 있습니다. 나는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거의 모든 문제에 대해 기술발전이 해결방법을 제공해 줄수 있다고 한「허먼·칸」의 신념에 동조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해결방법을 받아 들일 것인가? 그것이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자원의 유한성을 타개할 수 있는 기술이 계속 발달하리라는 점에서 낙관론은 바탕이 확실합니다. 그러나 그 기술을 지혜롭게 이용할 능력이 인류에게 있느냐는 점에 있어서 비관론이 대두되는 것입니다. 유토피아로 나아가고 안 가고는 인간의 지혜에 달린 것입니다.』
―인간의 지능을 확대시켜줄 인공지능, 즉 5세대컴퓨터의 첫원형이 언제쯤 완성되리라고 봅니까?
『초기의 회의론에도 불구하고 이제 장기의 명수보다 장기를 더 잘두는 컴퓨터가 등장했습니다. 나는 앞으로 10년 내지 15년 후면사람의 지능을 능가하는 컴퓨터가 나타나리라고 봅니다.』
대담=장두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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