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한 신용카드로 백화점서 명품 사들인 말레이시아인 검거

중앙일보

입력

신용카드를 수십장을 위조해 국내에서 수억원어치의 명품을 사들인 말레이시아인이 구속됐다. 이들은 경찰에서 “빚을 갚고 어머니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죄 조직에 고용돼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위조된 신용카드로 명품을 구입한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로 말레이시아인 응모(44)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말레이시아 범죄조직에 고용된 응씨 등은 위조한 카드 40여장을 들고 입국해 지난 15일 강남의 대형 백화점을 돌며 74차례에 걸쳐 3억4500만원 상당의 명품가방 구입을 시도했다. 명품 가방을 가져가 아시아 현지에서 판매하기 위해서다.

경찰에 따르면 응씨 등은 브라질이나 호주,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발급된 신용카드를 훔쳐다가 마그네틱선에 담긴 소유자의 정보를 자신의 명의로 위조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카드 명의와 똑같이 여권을 위조한 과거 위조범들과 달리 본인 여권을 사용해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결제를 시도한 금액 중 실제 승인된 금액은 2780만원 정도다. 신용카드의 한도가 모자라거나 분실신고가 된 카드는 승인이 거절되기 때문이다. 여러차례 승인이 거절되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카드사가 경찰에 신고했고 응씨 일당은 붙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와 그리스 아테네, 이탈리아 밀라노 등 세계 관광지를 돌며 명품을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이 비슷한 수법으로범행했을 것으로 보고 인터폴에 국제 공조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