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땅에 안희정씨 개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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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을 전후해 지난 2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 이기명씨의 용인 땅 거래 과정에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安熙正)씨가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4일 "안희정.이기명씨와 소명산업개발의 윤동혁 회장은 盧대통령의 ㈜장수천 빚을 갚기 위해 李씨의 땅을 사줄 '호의적 거래자'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자주 만나 논의했으며 용인 땅의 1, 2차 거래에 安씨가 개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산의 섬유업체인 창신섬유 강금원 회장이 1차로 매매계약을 했고, 이 계약이 파기된 뒤 소명산업개발과 2차로 매매계약이 이뤄졌다고 이 관계자가 전했다.

이 같은 주장이 제기되기에 앞서 강금원씨는 이날 부산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해 대통령의 일을 방해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청와대 문재인(文在寅)민정수석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文씨와 긴밀한 관계인) 송기인(宋基仁)신부도 종교인이 무슨 정치에 관여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文수석은 姜씨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나는 이 문제와 관련해 姜씨를 만나거나 전화한 적도 없는데 왜 그런 반응을 보이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강금원씨가 문재인 민정수석을 비난하고 나선 것은 文수석에 대한 안희정씨의 정치적 반격의 성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安씨는 자신이 나라종금 사건 수사에서 곤욕을 치른 것이 文수석이 원칙을 고수한 결과라고 보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윤동혁씨는 이 같은 여권 관계자의 주장에 대해 "나는 이기명씨와 안 지 17년이나 됐지만 안희정씨는 신문을 통해 알았을 정도로 관계가 없다"고 부인했다.

尹씨가 회장인 소명산업개발의 박상훈 전무는 "안희정씨가 윤동혁씨를 조금 아는 것 같지만 安씨가 땅거래에 개입했다는 주장은 소설 같은 얘기"라고 일축했다.

한편 안희정씨는 5일 새벽까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전영기.이수호 기자, 부산=정용백 기자, 용인=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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