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중명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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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재단법인 정동극장이 1905년 을사오조약이 체결됐던 장소인 덕수궁 중명전(重明殿.서울시 유형문화재 제53호)을 49억원에 사들였다. 정동극장은 이곳을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운영할 계획이다.

1900년 지은 서양식 2층 벽돌건물 중명전은 원래 덕수궁 내에 있던 것으로 외국 사신 접견 및 연회장으로 쓰이다 석조전 사이로 도로가 생기면서 떨어져나가 지금은 덕수궁 뒤편 담에 붙어 있다. 고종은 1904년 덕수궁이 불타자 이곳으로 옮겨 순종에게 왕위를 넘겨줄 때까지 3년간 기거하기도 했다.

극장 측은 이 건물이 역사적인 장소이지만 그동안 민간기업 소유로 일반 사무실 등이 입주해 있어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잘 보존되지 못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정동극장 관계자는 "주차장 부지 매입을 위해 장소를 물색하다 국고보조 19억6천9백만원에 29억6천1백만원의 은행 차입 등을 보태 중명전을 사들이게 됐다"고 밝혔다.

정동극장은 서울시와 협의, 건물 보수 등을 마친 뒤 이곳을 역사전시실, 문화 강의실 등을 갖춘 문화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이곳을 매입해 역사 전시실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가 취소했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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