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창가 회칼 VS 호스트바 엽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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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회칼을 휘두르며 패싸움을 하다 엽총까지 쏘며 난투극을 벌인 폭력배와 윤락업소 업주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3일 호스트바와 윤락업소 간 술값 시비로 패싸움을 한 혐의로 조직폭력배 柳모(30)씨 등 3명을 구속하고 포주 權모(41)씨 등 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權씨가 데리고 있는 윤락녀 2명이 지난달 서울 서초동 한 호스트바에서 6백만원어치의 술을 마신 뒤 돈을 내지 않고 가버렸다.

이에 호스트바 종업원은 폭력조직 '악마단파'에 돈을 받도록 해달라고 요청했고, 조직원 柳씨 등 4명은 지난달 17일 오전 1시쯤 서울 용산역 부근 윤락가로 權씨를 찾아갔다.

윤락가 입구 H주점에서 權씨를 발견한 이들은 돈을 대신 갚아줄 것을 요구했지만 權씨의 요청으로 미리 기다리고 있던 폭력조직 '홍교파'의 조직원 金모(27)씨 등 20여명이 柳씨 일행에게 회칼을 휘둘러 전치 2~3주씩의 상처를 입혔다.

격분한 柳씨는 보복한다며 엽총을 들고 이날 오전 3시30분쯤 다시 윤락가를 찾아 權씨의 윤락업소 유리창에 한발을 쏘았다. 이 사고로 윤락녀 朴모(27)씨가 왼쪽 어깨에 산탄 9개가 박히는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다.

경찰 조사 결과 柳씨가 사용한 엽총은 미제 산탄총으로 지난해 10월 청계천에서 중고품을 80만원에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달아난 金씨 일당 등 폭력배 15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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