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자는 무엇을 원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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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어느 나라에서나 마찬가지이지만 우리 주변에도 심신장애자의 고통과 소외가 중요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들을 위한 복지나 재활시설의 정도는 그 나라의 생활 및 경제수준과 정비례하는 경향은 당연한 일로 우리도 이제 장애자들을 위한 국가적 차원에서의 배려를 심화시킬 단계에 이르렀다.
서울시가「장애자편익시설확충방안」을 마련하고 다음달부터 시행키로 한것은 때늦은 감은 없지 않으나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신축건물에 장애자편의시설 설치를 권장하고 도로·공단·주차장양·버스터미널등에 장애자들의 전용시설을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장애자들은 전반적으로 사회적·인간적으로 냉대를 받아오는 것이 현실임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것은 사회적인 편견과 스스로의 열등의식등의 상호작용에 주된 요인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장애자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각종 편의시설이 불편하거나 부족하기 때문에 친구들이나 타인과의 접촉에 제한을 받고 환경에 적응할 기회를 찾을 수 없는데도 큰 요인이 있다. 이때문에 사회적으로 성숙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주위사람들이나 일반시민과 동화내지 통합이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자연히 고립되고 소외될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세계적 추세로서는 전체인구의 약10%를 장애자로 꼽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공식적으로 나타난 2.4%만을 장애자로 치더라도 1백만명에 이른다. 이 1백만명의 불행한 장애자들은 장애자라는 이유때문에 일반적인 인간들이 누려야할 행복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차별을 받는다거나, 그로인해 마음속에 응어리를 품도록 방치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것도 국민이나 정부가 먹고 살기에 급급했던 시절이면 모르거니와 이제 이들에게 눈을 돌려 이들의 복지와 재활에 힘을 기울일 정신적·경제적 여유를 우리는 갖고 있는 것이다.
이들 장애자들이 성한 사람들과 다름없이 함께 활동하고, 함께 인생을 향유할수 있도록 모든 가능한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러러면 장애자의 자유로운 활동을 도와주는 변익시설의 확충도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서는 사회의 편견이나 차별의식의 불식이 시급한 선행과제임은 말할나위가 없다. 한조사에 따르면 우리사회가 장애자를 위해 해주기를 바라는 것으로 「편견·차별의식의 제거」와 「취업알선」을 차례로 꼽고 있다. 장애자들은 자신들의 취업이 어려운 이유로 「고용주의 차별의식」을 첫째로, 「사회의 편견」을 다음으로 들었고, 자신들이 당하는 차별을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50%를 상회하고 있다. 이조사는 성공적인 장애자 재활을 위해서는 차별의식의 불식과 편견의 제거임을 밝혀주고 있다.
장애자들의 취업은 보다 광범위하게 문호를 넓혀야할 여지는 충분하다. 인체기관 기능은 한쪽이 퇴화하면 다른 한쪽의 기능이 월등히 향상된다는 사실은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즉 다리가 잘린 사람은 손의 기능이 우수해진다거나 눈이 없는 사람은 청각과 촉각기능이 예민해지는 등이다. 따라서 이러한 장애자의 신체적 특성을 살리면 기업에서의 이들의 활용도는 얼마든지 제고시킬 방법이 있을 것이다.
장애자의 입장에서도 노력은 필요하다. 자신의 신체적 결함을 그대로 체념할게 아니라 스스로의 기능을 향상시겨 사회에 기여할수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가나 기업의 시혜만을 바라고 있을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할 수 있는 어떤 역할과 기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와 사회가 장애자를 위해 편익시설을 확충하고 취업기회를 마련함과 동시에 장애자들 스스로 재활의 의지를 키우고 장애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면 우리사회가 갖고있는 장애자문제의 해결은 그 전망이 밝을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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