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올림픽 유치에 크게 이바지|선수·체육인복지,시설투자앞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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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정주영(정주영·69)대한체육회장은 2일 체육회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사임을 발표하기에 앞서 『체육회장직은 처음부터 나에겐 당치도 않은 자리였다. 나는 워낙 바빠서 적임자가 아니였다』고 항간의 구구한 억축을 부인, 본인스스로 사퇴했음을 밝혔다.
현대그룹총수이며, 전경련회장인 정회장은 체육회장에 선임되기 전인 81년9윌30일 바덴바덴 lOC총회때 서울올림픽유치단장으로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이것이 인연이되어 체육회장직을 맡았다.
당시 체육인들도 대부분 올림픽유치에 회의를 표시했으나 재계인사들이 앞장서서 로비활동을 펼침으로써 예상을 뒤엎고 성공을 거두었었다.
올림픽유치만이 아니라 체육단체의 활성화와 보다 활발한 스포츠외교, 선수강화를 위해서는 재계인사들이 적극참여해야한다는 뜻에서 정회장을 추대한것.
정회장은 2년3개월 재임기간동안 82년 뉴델리아시안게임과 84년 LA올림픽등을 치르며 한국스포츠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남겼다. 뉴델리대회에선 금메달28개로 북한을 제치고 3위, LA대회에선 사상 유례없는 6개의 금메달을 따내 종합10위에 올라 스포츠한국을 떨쳤다. 기업경영스타일 그대로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정회장은 봉이되기 싫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지만 체육시설및 체육인복지를 위해 많은 돈을썼다. 태릉선수촌시설확충에 주력, 외국인 코치숙소·핸드볼체육관·궁도장·테니스코트·아이스링크등의 신축을 위해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또 전주·마산·인천·제주등 체전개최 시·도에 1억∼3억원씩 지원했다.
이외에 뉴델리아시안게임이 끝난후 메달리스트들에게 모두 약1억7천만원을 격려금으로 지급했으며 이번 LA올림픽에선 메달리스트들에게 약4억3천만원을 격려금으로 주었다. 체육계에선 정회장이 재임기간동안 대략20억원 정도를 사비로 줄연한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뉴델리아시안게임이후 선수단장이있던 김종렬(김종렬)부회장이 사임했고 LA올림픽때는 단장선임문제로 체육부측과 의견이 엇갈려 마찰을 빚기도했다.
일부에서는 예정을 앞당긴 정회장의 퇴진이 체육부와의 계속된 불화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으나 체육기구간의 비능률적인 운영과 업무혼선을일소, 행정일원화로 강력한 행정체제를 구축한다는 대전제에 따른것이라고 정회장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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