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여간 당·청 관계 안 좋아 당의 정부란 중심축 세워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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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 전 장관은 이날도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다음주 중 최종적인 입장을 밝히겠다"고만 말했다. 대신 산사에서 느꼈다는 '초심(初心)'과 '하심(下心)'얘기를 했다.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다는 열린우리당의 창당 초심을 잃지 않고, 겸손한 하심의 자세로 그것을 추진해 나가면 민심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의 행보는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대조적이다. 김 전 장관은 사퇴 후 곧바로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히고, 정치 현안에 대해 견해를 밝히고 있다.

정 전 장관 역시 당의장 출마 의지는 확고하다고 한다. "당에 헌신하는 길이라면 가시밭길도 피하지 않을 것이며, 결단을 내리면 좌고우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11일께 공식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유시민 지명 파동에 대해 "의원들과 당원들의 심정을 충분히 헤아린다"며 "지난 2년여 동안 당과 청와대 간에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향후 당.청 간 관계개선 방안을 묻자 "당 지도부의 정치력 강화가 필요하며 (현 정부가) 당의 정권, 당의 정부라는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는 확고한 중심축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 정동영계가 유 의원의 입각을 조직적으로 반대했다는 설에 대해 "사실관계에서 한참 벗어났다"고 부인했다. "정동영 초대 당의장 이후의 실용주의 노선이 정체성 혼란과 혼선을 가져왔다"는 김 전 장관 측의 비판에 대해 "소모적인 정체성 논란은 당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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