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기자의 '고민 많은 곰디'] 갱년기 당신, 가족의 히어로가 돼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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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아이와 함께 영화를 봤습니다. 천 만 관객을 돌파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봤는데 이번이 두 번째 관람입니다. 첫 번째 볼 때는 젊은 남녀와 어린이 관객이 많았던것 같은데 이번에는 중년 남성들도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히어로 영화엔 거친 남성들이 나와서 정의를 위해 열심히들 싸웁니다. 40대 초반인 제 친구들은 아무 생각없이 시원하게 때려 부수는 게 좋다고들 합니다. 아마 현실과 다른 원초적인 남성의 느낌을 받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사설이 길었네요. 이번주 강남통신 커버스토리는 남성 갱년기를 다뤘습니다. 팀 편집회의때 이 남성 갱년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 다들 저만 쳐다봐서 상당히 난감했습니다. 저도 남자에게 갱년기가 있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됐습니다. 남성은 여성의 갱년기와 달리 나이가 들어가면서 남성호르몬이 줄어들고, 그에 따라 신체적·정신적으로 점진적인 변화를 겪게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1면 이미지를 고민하다가 사진 한 장에 우울·피로·짜증·초조함·식은땀 등 5가지 남성 갱년기 증상을 담아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다중 노출 촬영 기법'에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다중 노출 촬영은 카메라로 여러 개의 이미지(2~9개)를 촬영해서 하나로 결합하는 방법입니다. 천둥이 번쩍이는 사막의 풍경으로 유명한 작가 윌리엄 레시의 작품이나 작가 김석중의 비현실적인 풍경사진이 바로 이 다중 노출 촬영 기법을 활용한 작품들입니다. 상업 사진에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데 최근에 컴백한 '아시아의 별' 보아의 앨범 재킷에도 사용되었더군요. 필름카메라 시절에는 필름 한 컷을 여러 번 반복해서 촬영을 했는데.디지털 카메라로 넘어오면서 보다 손쉽게 다양한 방법으로 촬영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지난 금요일 담당 취재기자가 롯데호텔에 장소를 잡고 모델과 함께 촬영을 했는데 실제로 촬영된 사진을 보니 합성 사진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표현이 됐습니다. 이번 사진은 다중 노출 중에서도 같은 배경에서 여러 가지 다른 동작을 같이 찍은 기법입니다. ‘한 장의 사진이 천 마디 말을 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도 40대 초반이라 이번 기사를 관심있게 보았습니다. 알게 모르게 갱년기를 겪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기사를 보시면 갱년기를 자연스럽게 넘기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들이 나옵니다. 스타일을 가꾸고, 취미생활도 열심히 하고, 우울하지 않게 지내는 것이 중요한것 같습니다.

남성 여러분, 어벤져스 영화 속 히어로들처럼 지구를 구하기 위해 싸울 수는 없지만 움츠려들지는 맙시다. 이번 주말에는 가족들과 함께 자연으로 나가 기분 전환을 하며 가족들의 히어로가 되어보시는건 어떨까요.

※이주호 기자의 ‘고민 많은 곰디(곰같은 디자이너)’는 강남통신 제작 과정과 신문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강남통신 이주호 기자 lee.joo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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