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규 회장 등 5명 철야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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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프로복싱 IBF세계선수권 가짜 도전자 사건 수사를 지휘해 온 서울지검 동부지검은 17일 한국권투위원회(KBC)에 대한 전면수사에 .착수, KBC 간부 5명을 소완, 철야수 사를 벌였다.
검찰은 l7일 하오 KBC 회장 양정규씨(52), 부회장 황종수씨(57), 정문필 국제부장(43), 고재훈 검사부장(49), 조익성 사무국장(60) 등 5명을 소환, 조사중이다.
검찰은 17년 이후 KBC운영에 관한 관계서류 일체를 제출 받아 프로권투경기와 KBC운영에 따른 금품 수수 등의 비리가 개입됐는지 여부를 조사해 법죄 행위가 밝혀지면 관련자들을 모두 형사 처벌키로 했다.
◇프러모터 면허 부정 발급=검찰은 구속된 프러모터 전호연씨(67·코리아 프러모션 회장)가 82년 5월 태국의 가짜 선수 2명을 대전시킨 이후 말썽이나 프러모터면허를 반납했다가 이틀만에 사위인 극동프러모션 대표 김종수씨(38)명의로 면허를 새로 받은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또 지난해 5월 전씨가 코리아프러모션을 설립한 뒤 면허를 재발급 받아 전씨가 사실상 2개의 자격증을 갖고 있어 면허발급 과정에서 금품수수 등 비리가 개입됐을 가능성을 중점 추궁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관련자들이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KBC의 프러모터 면허발급규정이 16만원만 내면 별다른 조건 없이 자격을 주는 등 규정에도 허점이 있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운영 부조리=▲KBC의 예산집행 과정에서 간부들의 부정 개입 여부 ▲선수가 경기 때 입은 상처의 치료비 보조를 위해 대전료에서 일률적으로 공제해 적립하고 있는 선수 건강보호기금의 불투명한 사용 내용 ▲또 다른 가짜 경기의 조작 여부 등을 추궁하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 KBC 관계자들은 올해 KBC의 월수입이 3백 20여만원인데 비해 지출은 4백여만원에 이르고 있어 부족한 경비는 양 회장과 황 부회장 등이 사비로 충당해 운영해 왔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KBC가 사실상 양 회장·황 부회장·전호연씨 등에 의해 움직여졌고 전씨가 KBC의 주요 수입원이었기 때문에 이들 3명이 운영에 횡포를 부려 비리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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