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4)김유영<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장>호흡기 알레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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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기관지천식이나 비염등 호흡기 알레르기 환자의 원인물질로는 집안의 먼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집먼지속에 살고있는 집먼지 좀진드기가 가장 문제가 되는데 이것은 몸의 길이가 0.1mm밖에 안되어서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양탄자·매트리스·두꺼운 커튼등은 좀진드기들의 살기좋은 서식처가된다. 따라서 집먼지 좀진드기에 과민한 환자는 이들 양탄자등을 집안에서 치워버림으로써 증상이 상당히 호전될수 있다.
또 바퀴벌레도 호흡기 알레르기질환의 원인물질로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집먼지 좀진드기나 바퀴벌레들은 죽은 다음에 그몸의 부스러기가 집안의 먼지속에 섞여 있다가 과민한사람들이 호흡시에 들이마시면 비염이나 천식의 증상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밖에 우리나라만이 흔한 집안의 원인물질로는 메밀껍질을 빼놓을수 없다. 흔히 메밀껍질을 베갯속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메밀의 부스러기는 강한 항원성을 갖고있어 호흡기 알레르기를 유발시키는 예가 적지않다. 선배의사 한분은 수년동안 기관지 천식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에게 집안의 메밀껍질베개를 모두 치우라고 처방하여 일약 명의가 되었다는 일화가 있다.
집안에서 키우는 개나 고양이같은 동물의 털이나 비듬·타액·뇨등이 원인물질로 작용하는 예도 종종본다. 애완동물들은 치워도 집안에 남아있는 털·비듬때문에 한동안 증상의 호전을 보지못하기도 한다.
애완동물들을 집안에서 치워버린다는것은 환자에 따라서는 친가족과의 이별만큼 서운함을 느끼는 경우도 있어 의사로서 안타까울 때가있으나 아직 우리나라는 외국의 경우만큼 심각하지 않아 다행이다.
꽃가루도 호흡기 알레르기질환의 원인물질로 중요하며 꽃가루 알레르기는 증상이 계절적으로 1년중 한철에만 나타나는 특징을 갖고있다. 꽃가루 알레르기의 호발시기는 나무의 꽃이 피는 봄철, 목초의 꽃이 피는 여름철, 잡초가 꽃피는 늦여름∼초가을철 등의 세시기로 구분하는데 미국에선 잡초의 일종인 두드러기쑥이 가장 문제가 되어서 지금이 한창 꽃가루 알레르기환자들이 고생하는 철이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목초가 가장중요한 원인으로 되어있고 이웃 일본은 삼나무 꽃가루가 가장 문제가 된다. 우리나라에선 쑥꽃이 제일많은 원인 꽃가루로 늦여름∼초가을철에 이에 따른 알레르기환자들이 많이 발생한다.
계절적으로 여름에만 발생하는 알레르기 환자중에는 꽃가루 이외에도 곰팡이가 원인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으므로 환자가 거처하는 방에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환경을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외에 호흡기 알레르기는 이불이나 옷등의 섬유부스러기가 원인이 되는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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