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라사막18만ha를 옥토로 가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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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지난달 28일 하오7시 리비아 사하라사막 한가운데에있는 사리르에서 거행된 대수로공사 기공식에서 리비아국가원수 「가다피」가 기공식버튼을 누르자 지하수가 30m나 하늘로 치솟았다.
이를 본 「가다피」 와 참석자 1만여명은 「알라 아크바르」(알라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며 환호했다.
이어 「가다피」 는 경축사에서 전례를 깨고 『이 사업에 한국회사 (동아건설)가 참여한것은 리비아인민과 한국국민의 유대관계를 공고히하는 계기가될것』 이라고 한국을 지칭해서 언급했다.
82년 「가다피」의 평양방문으로 소원했던 한국과의 관계개선을 강력히 시사하는 발언이라고 한국관계자들은 해석했다.
앞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다음 가는 큰 건설시장인 리비아에서 정치적 제약없이 활동할수있게 됐다는 것이다.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에서 남쪽으로 5백40km떨어진 사리르와 지중해연안 브레가에 송수관생산공장을 건설, 직경 1·6∼4m짜리 대형 콘크리트강관 25만2천8백개를 만들어 타저보·벵가지·시르테에 이르는 1천8백95km에 묻는 대수로 1단계공사는 「가다피」 의 표현대로 세계8대불가사의의 하나가될 대역사임에 틀림없다.
5단계까지 모두 4천여km의 송수관을 묻게 된다.
이관을 통해 매일 지하에서 2백만t의 물을 뽑아 올려 l8만가를 옥토로바꾸는 「가다피」 의 야심찬계획에 동아컨소시엄 (동아건설·콘크리트·대한통운)이 첫삽을 든것이다.
사리르와 잘루남방 10km지점 캠프및 벵가지에는 이미 1천여명이 진출, 숙소를 만들고 관공장부지를 정비했다.
사방을 들러봐도 지평선뿐인 사막한가운데의 사리르캠프에서는 각종 중장비자재가 도착, 산더미처럼 쌓이고 불도저의 굉음이 고막을 뒤흔들고 있다.
사리르캠프 이의윤관리부장은 『공사가 피크에 이를87년에는 5천4백명이 진출, 관생산·운반·매설작업을 벌이는데 7년동안 투입될 연인원은 1천2백만명이나 된다』 고 밝혔다.
또 6억5천만달러의 기자재수출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동아측은 송수관생산에 콘크리트는 대한생명빌딩의 4배 (5백30만입방m), 강선은 지구둘레의 70배 (2백80만km) , 실린더절판은 40t트레일러 8천5백대분(34t), 골재량은 대한생명빌딩의 5배 (7백50만입방m)나 들어가고 관배설을위해 파내는 흙의 양은 서울남산의 절반(1역입방m)이나 된다고 밝혔다.
박정훈 잘루북방 용수출장소장은 『출국때 생각했던 사막과 달리 리비아사막은 잘 다져진 운동장처럼 반듯한데다 6∼8월을 제외하면 평균기온이 섭씨25도로 중동지역과 달리 기후조건도 좋다』 며 공사수행에는 별 어려움이 없다고말했다.
문제는 리비아정부의 재정상태가 엄청난 투자를 감당할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대수로추진위원장 「무하메드·아메드·엘망구시」 씨는 『2단계공사까지의 재원은 이미 확보됐다. 내년 3월쯤 2단계공사를 발주할 예정이다』 라고 밝히고 『3단계이후부터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등 아랍형제국에 자금지원을 요청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신원개발 (삼성종합건설전신) 이 77년2월 첫진출한이후 우리업체들이 지금까지 리비아에서 따낸 공사는 모두 1백9건 96억4천9백만달러어치.
이중 38억5천1백만달러규모가 완공돼 돈을 받았다.
현재 대우(43억)동아(33억) 현대 (12억) 삼성(8억)한양 (5천만달러) 등 5개업체가 진출, 공사를 하고 있다.
사운을 걸다시피 리비아에 주력하고 있는 대우는 리비아가 앞으로 10년간은계속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의큰 시장이 될것으로 보고자체 농장도 건설하는등 기반을 다져왔다.
우리나라고위관료가「가다피」를 만나려다 실패했으나 김우중회장은 단독회견을 여러번 했고 82년도에는「가다피」가 대우캠프에서 2주동안 머물렀을 정도도 대우는 리비아에 단단한 기반을 구축했다.
또 한국근로자가 2만여명이나 진출한 가운데 북한도 1천5백여명이 진출, 남북한이 가장 많이 어울려 경쟁을 하는 나라이기도하다.【리비아=이석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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