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을노리는 한국의 별|유도 김재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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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운명의 날인 8윌4일이 빨리 왔으면 합니다. 태능선수촌에선 시간이 물같이 흐르더니 모든 준비를 끝내고 LA에 도착한 후엔 시간이 안가 답답할 지경입니다』지난 64년 동경올림픽에 유도종목이 처음 체택된 이래 한국유도의 금메달 후보로 부상되고있는 김재엽(김재엽·19)은 투지만만하다. 한국유도는 이재까지 역대 올림픽에서 은2, 동메달3개 등 5개의 메달을 획득, 메달박스로 각광을 받아왔다. 그러나 결정적 순간에 금메달 문턱에서 분투를 삼켜왔으므로 이번 LA올림픽에서 금에 거는 기대는 더욱 크다.
유도팀의 막내동이인 김은 체력이 뛰어난데다 나이는 어리지만 기술이 다양하다. 허벅다리후리기·업어치기와 발기술 등이 화려해 유도를 위해 태어났다는 평을 듣고있다.
특히 거머리와 갈이 악착같은 성격으로 그와 대결하는 상대는 진절머리를 낼 정도다.
그러나 그의 약점은 유연성과 노련미의 부족에다 체중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의 은메달리스트인 장은경(장은경) 코치는『강적인 공산권이 빠진 이 마당에 재엽이에게 금메달을 기대한다는 것은 절대 무리가 아니다. 나의 한을 그가 꼭 풀어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확신에 차있다.
지난해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소련의「카르레프」가 우승, 헝가리의「빌라스」가 2위를 차지했으나 이번 대회에 모두 불참하고 있어 김은 일생일대에 절호의 찬스를 잡은 셈이다.
또 소련의 텃세로 3위로 처진 강자인 일본의「하라구찌」는 국내선발전에서「호소까와」에게 패퇴, 김에게 더욱 유리하다.
그러나 투기경기는 상대적인 것이 많아 만만하게 볼수는 없으며, 특히 한국선수들은 국제대회에서 번번히 일본선수에게 패배하는 전력이 많다. 「호소까와」외에 김의 라이벌로는 프랑스의「구이·벨방」, 이탈리아의「펠리시·마리아니」등이 떠오르고 있으나 그렇게 두려운 상대는 아니다.
특히 유도는 하루에 한체급씩 경기를 끝내게돼 최경량급인 엑스트러 라이트급의 김이 한국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겨주는 영광을 차지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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