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메디 수정란 줄기세포 황 교수에 작년·올해 두 번 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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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이사장은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7월,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황 교수에게 우리 병원의 1번 줄기세포를 줬다"며 "양도증서도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황 교수가 (그때 가져간) 1번 세포와 국내 60여 곳의 연구기관에 분양돼 있는 우리 병원의 냉동 수정란 줄기세포를 가져다가 맞춤형 줄기세포로 속인 것"이라고 말했다. 노 이사장은 이어 "황 교수의 줄기세포 원천기술은 없다"고 강조했다.

본지는 황 교수 연구팀의 서울대 수의대 강성근 교수에게 반론을 듣기 위해 전화 통화를 했지만 "더 이상 해명성 발언을 하지 않는다는 보안서약서를 서울대 조사위원회에 냈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 "황 교수팀이 우리 병원 줄기세포 가져갔다"=노 이사장은 불임치료에 쓰고 남은 냉동 수정란으로 만든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가 황 교수팀으로 넘어간 몇 가지 경로를 제시했다. 먼저 합법적으로 넘어간 경로다. 노 이사장은 "황 교수가 '같이 연구해서 쓰자. 연구원 연습용으로도 쓰겠다'며 우리 병원 줄기세포 1번을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노 이사장은 양측이 합의해 양도증서까지 작성했다. 미즈메디 1번 세포는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등록된 세포주다.

노 이사장은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미즈메디 줄기세포가 황 교수 측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서울대와 미즈메디병원을 오가던 사람이 수정란 줄기세포를 황 교수 실험실로 가져갔을 가능성이 있다"며 "한양대 윤현수 교수와 서울대 권대기 줄기세포연구팀장이 그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이사장은 또 "미즈메디 줄기세포 1, 4, 6번이 국내 연구기관 60여 곳에 분양돼 있는데 이것들이 황 교수 실험실로 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즈메디병원의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황 교수와 연구를 같이한 윤현수 교수의 요청을 받고 1, 4, 6번 줄기세포를 준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 "원천기술도 없다"=노 이사장은 "우리 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를 가져다가 연구원들이 모르는 사이에 황 교수가 맞춤형 배아 줄기세포로 바꿔치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 이사장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수정란 줄기세포와 맞춤형 줄기세포는 육안이나 현미경으로 구분이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미국 피츠버그대에 파견된 김선종씨 등의 핵심 연구원들도 체세포 복제과정을 보지 못한 채 황 교수가 만든 세포가 맞춤형 줄기세포인 것으로 믿고 배양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노 이사장은 "황 교수가 해동해 배양하고 있다는 5개의 줄기세포도 우리 병원의 수정란 세포로 판명될 가능성이 100%다"고 말했다. 그는 "이 세포들의 DNA 지문을 확인해 미즈메디 1번 세포와 같게 나오면 우리에게서 합법적으로 받아간 세포를 퍼넣어(바꿔치기해) 계속 키웠다는 뜻이며, 4, 6번과 같게 나오면 다른 데서도 가져다 쓴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2005년 논문은 짜맞춘 것"=노 이사장은 최근 황 교수의 2005년 5월 논문을 곰곰이 검토해 보니 사진 조작뿐 아니라 사전에 결론을 만들어 놓고 모든 데이터를 짜맞춘 것처럼 보였다"며 "이것은 완전 날조"라고 주장했다. 그는 "황 교수는 난자 17개당 1개의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여자 한 명에게서 채취한 난자로 한 개의 줄기세포를 만든 것으로 꾸미기 위해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란촉진제를 사용해 여자 한 명에게서 한번에 채취할 수 있는 난자는 10~20개다.

노 이사장은 "황 교수가 영국에서 논문을 발표할 무렵에야 (논문)내용을 알았다"면서 "대부분의 공저자가 논문 발표 전에 초안도 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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