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주 살아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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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난 주말 증시를 뒤흔들었던 '황우석 쇼크'는 19일 바이오 관련주를 제외한 대부분 종목들이 강하게 반등하면서 진정됐다.

특히 제약주와 바이오주는 명암이 엇갈렸다. 제약주는 최근 실적이 좋고 줄기세포와의 관련성이 적다는 평가에 힘입어 반등한 반면 바이오주는 급락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제약 등 생명과학 관련 종목은 전반적으로 앞날이 밝지만 실적보다 미래 가치만으로 고평가를 받아 온 바이오 관련 종목들은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엇갈린 제약주와 바이오주=제약업종은 16일 급락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거래소에서 제약주들이 몰려있는 의약품업종지수는 19일 0.67% 올라 16일(-5.72%)의 폭락세에서 다소 회복했다. 업종내 시가총액 1위인 유한양행을 비롯해 한미약품.동아제약 등 대형 업체가 대부분 올랐고 일동제약.환인제약.동화약품 등도 반등했다.

우리투자증권 황호성 애널리스트는 "상위권 제약사들은 황우석 박사 논란과 직접 관련이 없고 최근 국내 의약품 시장의 높은 성장 등으로 펀더멘털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며 "주가 조정이 오히려 매수 기회"라고 밝혔다.

반면,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 테마주들은 이날도 큰 폭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산성피앤씨.메디포스트.조아제약.쓰리쎄븐 등은 물론 거래소의 오리엔트바이오.알앤엘바이오 등도 이틀째 가격제한폭까지 밀렸다. 업종 지수도 제약(-5.9%), 의료정밀(-3.25%) 모두 약세였다.

◆성장성 외에 실적도 따져봐야=전문가들은 바이오 테마주들은 당분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 들어 이들 종목이 크게 오른 것은 기업 내적인 요인 외에 '황우석 효과'도 컸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정명진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바이오 관련주는 황 교수의 연구 성과 진위 여부 등에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들 종목들도 논란이 되고 있는 황 교수의 연구 내용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는 의견도 많다. 미래에셋증권 황상연 애널리스트는 "바이오 업체들도 체세포 배아복제 기술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며 "심리적 충격은 있겠지만 종목에 따라 차별화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정을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기준을 재정립하는 기회로 삼으라는 의견도 있다. 한화증권 배기달 애널리스트는 "테마에 따른 무분별한 투자보다 원천 기술의 확보 여부와 임상단계, 상업화 가능성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주와 다음주에 기업을 공개하는 바이오니아.바이로메드.크리스탈지노믹스 등 바이오 3개사가 공모주 청약에 성공할 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들 3개사는 특례로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공개를 눈앞에 둔 시점에 대형 악재를 만났기 때문이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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