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사의 애환 남기고…|덕수·수표교 교회가 헐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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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청계천 2가의 수표교교회와 옛 국회의사당 뒤에 위치한 덕수교회가 도시재개발사업으로 모두 헐리게 됐다.
두 교회는 구한말 또는 일제 때 새운 것으로 한국기독교사의 애환을 담고 있는 유서깊은 건물.
◇수표교교회=1906년 미국남감리교회 「하리·영」목사가 당시 수표동에 있던 구한말 한성판윤(지금의 서울시장격) 의 기와집을 사서 한인수전도사와 함께 20여명의 신도를 모아 처음 교회를 조직했다.
3.1운동때는 이교회 7대목사인 신석구목사가 33인중 한명으로 독립운동에 가담했으며 이때 함께 기미독립선언서에 서명했던 33인중의 오화영·정춘수목사가 각각 이교회의 10대, 14대 목사를 지냈다.
현재의 건물은 69년 옛건물을 헐고 4층으로 지은 것으로 지난 9일 이 교회에서 마지막예배를 갖고 9억원을 들여 현재의 교회 모습과 똑같이 지은 서초동의 새교회로 옮겼다.
◇덕수교회=1922년5월 일본기독교단에서 조선총독부관리와 경성제대교수등 일제의 지도급 인사들중 기독교신자를 위해 지었다.
당시에는 정동제일교회라는 간판이 붙어있었으나 해방과 함께 적산으로 버려져 있는 것을 1946년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을 지낸 최거덕목사(78·현원로목사) 가 2백60만환을 주고 불하 받아 덕수교회로 이름을 고쳤다.
지난20일 마지막 예배를 드리고 11월께 성북동에 새로짓는 교회로 옮기게되며 그때까지는경신고교강당에서 예배를 드린다. <길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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