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복합 '단지화'로 승부 건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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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와 유리로 뒤덮인 초고층, 푸른 색은 찾아볼 수 없는 아파트단지…’

주상복합아파트에 대해 갖고 있는 일반적인 이미지다. 초고층 주상복합은 이 때문에 뛰어난 기능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확실한 도심주거시설로 자리잡지 못하고 삭막한 도시의 주거환경을 대변하는 상징물로 인식돼 왔다.

이런 주상복합이 요즘 많은 변신을 하고 있다. 집지을 땅이 없는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어차피 주상복합이라는 주거시설이 아파트를 대신해야 하는 판에 뭔가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서 나오는 게 주상복합아파트의 단지화·복합화다. ‘나홀로 주상복합’의 단점을 극복한 새로운 모델로서 각광받게 됐다. 단지형 주상복합은 웬만한 상업·운동시설이 모두 갖춰져 주거편의성이 확보된데다 녹지공간도 많이 꾸며 주상복합이 안고 있는 쾌적성 문제를 많이 해소한 게 특징이다.

입지·교통여건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단지화·복합화한 대규모 주상복합 단지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다.아파트 시세(분양권 포함)가 높게 형성되고 분양 때는 청약인파가 몰려드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 타워팰리스가 촉발

단지형 주상복합아파트가 갑자기 각광받은 것은 잔해 10월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주상복합아파트가 입주하면서부터다.이곳은 타워팰리스 외에 아크로빌,우성캐릭터빌 등 10여동의 주상복합과 오피스텔이 한 개 블록에 밀집해 복합단지를 형성하고 있다.

이곳에 새로 입주한 타워팰리스1차는 1천4백여가구의 고급아파트 뿐 아니라 각종 상업시설과 스포츠센터가 연계돼 편의성을 확보한 게 장점이다.복합단지라는 장점으로 아파트값도 껑충 뛰어 수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일대 아파트 시세를 선도하게 됐다.

대단지인 분당 파크뷰 주상복합은 분당 일대 부동산시장에 많은 파장을 던지고 있다.13개동의 거대단지에 기본적으로 학교·쇼핑시설 등이 함께 들어서 일반아파트 단지의 규모를 뛰어넘는다.

*** 쾌적성과 편의성으로 차별화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단지형은 녹지공간 많고 주차여건이 좋아 단독형 주상복합보다 훨씬 많은 인기를 끈다”며 “이같은 선호현상은 청약 때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나중에 가격에도 많이 반영된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 세계일보 터에 지을 센트럴파크(가칭)주상복합단지는 녹지공간이 넓은 게 특징이다.시공사인 대우건설 김종한 차장은 “9천2백여평의 40% 정도가 공원과 도로로 조성될 정도로 쾌적성이 확보된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의 서울 자양동 더샵 스타시티는 단지 안에 대형할인점,멀티플렉스 영화관,쇼폴 등의 편의시설이 들어서고 산책로·인공계곡·잔디밭·예술조형물 등 있는 공원을 설치한다.단독형 주상복합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신영과 한라건설이 수원 송죽동에 짓는 로얄팰리스는 쾌적한 환경을 위해 단지 안에 조경으로 꾸민 중앙광장을 마련함으로써 일반아파트 단지와 비슷한 형태를 만든다.목동 하이페리온Ⅱ는 단지 안에 6개의 주제를 가진 공원이 조성된다.

*** 시장에서 나타난 폭발력

이같은 차별화에 힘입어 지난해말과 올초 분양된 단지형 주상복합은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지난해 11월 서울 목동에서 분양된 하이페리온Ⅱ 주상복합은 9백79가구(오피스텔 포함)에 4만5천여명이 청약했다.

41층짜리 6개동이나 되고 각종 부대시설이 들어서는 단지형이어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고 현대건설 측은 설명했다.

26일 청약신청을 마감한 신영의 수원 로얄팰리스도 지역적으로 수요가 많지 않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평균 23대 1의 경쟁을 보였다.건대 더샵 스타시티는 분양가가 꽤 비싸다는 지적 속에서도 인터넷 청약에만 4만여명이 몰렸다.

반면 최근 분양된 단독형 주상복합은 높은 청약률에 비해 계약률이 형편없이 떨어지는 사례가 나타났다.송파구 가락동의 S아파트,석촌동의 S아파트 등은 소형 주상복합이라는 한계 때문인지 초기계약률이 50%를 밑돌았다.

청약열기뿐 아니라 분양권 시세나 입주 후의 매매가에서도 차별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분당 파크뷰아파트 33평형의 분양권값은 3억8천∼4억2천만원으로 인근 소규모 주상복합단지인 D아파트 같은 평형보다 8천만원 정도나 더 비싸다.

대단지형 주상복합의 위력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타워팰리스는 분양가보다 수억원씩의 웃돈이 붙었으며 목동하이페리온Ⅱ는 입주가 3년6개월이나 남았는데도 전 평형에 5천만∼1억원의 웃돈이 붙어있다.

*** 우려되는 점도

이럼에도 불구하고 주거시설로서의 완벽한 기능을 내기는 어렵다.단지형 주상복합이 아무리 쾌적성을 강조해도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연면적)이 높을 수밖에 없어 일반아파트보다 불리하다.

상업지역에 들어서다 보니 주변 환경이 바람직스럽지 못할 때도 있다. 초고층이라면 강풍 때문에 자연바람을 쐬기가 쉽지 않은 것도 단점이다.

웰시아닷컴 최정환 부동산마스터는 “단지형 주상복합의 주거기능성이 좋은 것은 분명하지만 청약열기는 지나친 면이 있다”며 “소비자들은 입지와 평면 등을 꼼꼼히 따진 후 고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조인스랜드)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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