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건설붐 이젠 끝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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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사우디아라비아등 13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83년도 석유수입은 1천5백52억달러로 82년도의 2천8억달러에 비해 23%나 줄었다. 석유수출수입이 가장 많았던 80년도의 2천7백80억달러에 비하면 44%나 준 것이다. 이 때문에 OPEC의 83년 경상수지적자는 2백97억달러에 이르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금년도에 3백20억달러의 적자가 예상된다.
이런 경상적자의 확대로 중동산유국들은 각종 건설공사를 크게 줄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등 10개국의 83년도 건설관련 프로젝트 계약액은 3백42억달러로 82년에 비해 1백23억달러가 줄었다. 개발투자가 피크에 달했던 81년의 7백2억달러에 비하면 절반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82년 2백75억달러에서 83년에는 1백40억달러로 격감했다.
주요국별 수주 비율을 보면 북아프리카에 기반이 튼튼한 프랑스가 82년 4%에서 83년에는14%로, 한국은 14%에서 20%로 각각 늘어난 대신 미국·영국·이탈리아·서독은 현상유지를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서 현저히 뒤지고 있는 일본은 19%에서 8%로 두드러지게 떨어졌다.
산유국들은 대외원조도 줄이고 심지어 국제금융시장에서 돈을 빌려하고 있다.
나이지리아·모로코등은 대외채무상환연장을 교섭중이다.
석유수요감소와 가격인하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수출수입액은 81년의 1천1백32억달러에서 83년에는 4백29억달러로 60%나 줄었다. 경상수지적자도 83년에는 2백13억달러나 됐다.
이에따라 82년후반 한때 공사발주를 연기했다가 작년말부터 공사입찰을 재개했다.
아랍에미리트(UAE)도 82년에 처음으로 적자가 나 각종 프로젝트공사의 중지와 발주를 연기했다.
카타르도 83년에 재정수지가 처음으로 적자로 떨어졌다.
그러나 쿠웨이트는 그동안 석유수출금액을 해외에 투자한 결과 매년 해외투자수입이 50억달러이상이나 돼 재정수지가 흑자인 상태.
이라크는 대이란전으로 석유수출량이 하루 3백50만배럴에서 90만배럴로 떨어져 일본기업들에 수입대금지불연기를 요청하는 일이 점점 늘고있다.
외화준비고도 전전의 3백50억달러에서 50억달러로 줄었다. 매월 10억달러에 이르는 전비를 사우디아라비아등으로부터 원조로 충당하는 외에 국민들로부터는 금속류를 공출받고 있다.
이란은 82년2월부터 할인판매로 원유수출량을 대폭 늘려 개전시에 비해 오히려 여유가 있다.
79년혁명때 1백50억달러에 달했던 대외채무를 거의 갚았고 외화준비고도 70억달러에 이른다.
아프리카제국은 대외채무를 못갚아 어려움을 겪고있다.
나이지리아는 석유수출수입이 81년의 절반으로 외화준비고가 1개월치 수입분도 되지 않는반면 대외채무는 2백억달러에 달한다. 지난 1월 식량폭동이 일어난 모로코는 외화준비고가 1억달러 이하인데 대외채무는 1백10억달러까지 늘어났다.
천연가스매장량이 세계4위인데도 나이지리아는 석유·가스수입감소로 작년에 유러달러를 빌어 국제수지적자를 메웠다.
중동산유국의 경제사정은 앞으로 당분간 나아질 것 같지 않다.
석유수요나 가격이 현상태를 유지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중동산유국들은 재정긴축을 계속할 것이고 이것은 중동 시장의 경색으로 나타날 것이다.
85년3월로 끝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3차5개년계획사업은 이미 발주가 끝났고, 4차5개년사업은 의약품등 민간 중소프로젝트가 중심이 될것으로 알려졌다.
중동산유국들의 사회간접자본정비가 거의 끝나 대규모 프로젝트는 당분간 없을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정부공사 수주액의 30%이상을 사우디아라비아 현지법인에 반드시 하청주도록 하는등 자국화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또 관세도 올려 수입도 줄이고 있다.
이미 중동시장은 「노다지」가 아닌 것이다. 【일본경제신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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