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통합교과형논술풀이] 서울대 논술 준비 5계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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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성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 글쓰기교실 선임연구원

2008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을 위한 새로운 논술고사의 형식과 내용이 발표되었다. 논술고사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으로 다음 다섯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첫째, 논술 문항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서울대에서 제시한 새로운 논술의 배경 및 목적, 개념과 성격, 출제 방향을 꼼꼼히 읽고 생각하면서 소개된 예시 문항들을 분석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여러 질문이 제기될 수 있으며 이 질문들의 답을 반드시 얻어야 한다. 예를 들어 창의적.비판적 문제해결능력이 무엇인지, 논술 문제의 어떤 측면이 그 능력과 관련되는지, 어떤 답안이 그 능력을 충족시키는지 알아야 한다. 예시 문항의 논제들이 공통으로 요구하는 것은, 논리적 서술로서 '기술', '설명', '정당화, 또는 입증(증명)'이다. 이들 논리적 서술의 개념 간에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알아야 한다.

둘째, 기존 논술고사의 평가 기준을-이해.분석력, 논증력, 창의력, 표현력- 염두에 두고 글쓰기를 지속해야 한다. 새로운 논술고사는 기존의 평가 기준들을 보다 정확하게 적용하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문제의 답을 알아도 그것을 정확하고 명확하게 전달할 수 없다면 무의미하다. 예를 들어 어떤 실험 결과의 답이 수식(數式)으로 표현될 때 그 수식의 내용을 글을 통해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셋째, 글을 읽고 짧은 시간 내에 핵심 아이디어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문장 단위로 또는 단락 단위로 글을 읽고 그 내용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글의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이해시키는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모든 종류의 글이 포함된다. 교과서의 내용은 기본이고 그 내용과 관련된 다양한 종류의 글이 도움을 줄 것이다. 또 글을 읽으면서 잘 모르는 개념은 반드시 찾아서 알아야 하고, 글을 읽으면서 왜, 어떻게,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제기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예를 들어 하나의 결과 또는 문제가 조건이 다른 다양한 상황에서 무엇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왜 그러한지 생각하는 습관이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주장에 대한 반대 사례를 제시하는 연습이 도움을 줄 수 있다.

넷째, 기본적인 개념 및 원리가 도출되는 시작점과 중간 과정들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이해를 토대로 그런 개념 및 원리가 적용되는 실제 범위를 조금씩 확장시켜 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서 '수요와 공급의 원리'를 배웠다면 이 원리가 도출되는 과정과 관련된 개념을 충분히 이해해야 하고, 단순한 구조의 시장뿐 아니라 여러 경쟁자가 참여하는 시장에서 이 원리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가상의 경제 상황에서 이 원리를 이용한 어떤 결정이 최선이 될 수 있는지 추론할 수 있고, 그 원리의 수학적 모형이 어떻게 변형될 수 있는지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어떤 문제든지 그것을 이해해 답을 주는 과정을 즐기고 답을 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세상의 어떤 문제도 쉽게 답을 주지 않는다. 문제를 이해하거나 답을 찾는 것을 포기하지 않고, 아는 것에서부터 차근차근 검토하여 필요한 것을 찾아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여러 장애에 부딪힐 것이다. 인내심을 갖고 거듭 생각하는 습관이 요구되며 이런 과정이 축적되면서 문제 해결 능력이 계발될 것이다. 이런 과정을 즐기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자신에게 익숙하거나 단순한 내용으로부터 시작해야 하며 장기적인 목표 아래 여유를 가지고 생각을 거듭해야 한다. 창의적.비판적인 문제해결능력은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계발될 수 없다.

김준성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 글쓰기교실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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