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에 18발 '홈런꽃 잔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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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하루에 18개의 홈런과 66득점이 쏟아졌다.

잠실.수원.대전.광주 등 4개 구장에서 벌어진 13일 프로야구는 올 시즌 '투고타저(投高打低)'라는 예상을 비웃듯 불방망이의 향연이었다.

롯데는 한화를 15-5로, 삼성은 기아를 14-4로, 두산은 현대를 10-3으로 대파했고, LG는 SK에 케네디스코어인 8-7로 역전승했다.

대전 경기에서 롯데는 한화와 9개의 홈런을 주고받는 공방을 펼쳤다. 12일까지 단 1개의 홈런도 때려내지 못했던 롯데는 신명철과 이대호가 2개씩, 박진환이 1개 등 5개의 홈런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이대호는 6회에 올 시즌 7호째이자 한국 프로야구 통산 400호 만루홈런을 때렸다. 롯데는 전날까지 여덟 게임에서 15득점해 평균 2점도 뽑지 못하는 빈공에 시달렸으나 이날 하루에만 15득점을 했다. 롯데 1번 타자 정수근은 4회 초 2루 도루에 성공해 개인 통산 400도루 기록을 세웠다. 전준호(현대).이종범(기아)에 이은 세 번째지만 최연소(28세2개월25일) 400도루 기록이다. 한화는 2회 김태균, 3회 이범호, 4회 스미스, 5회 데이비스가 모두 1점짜리 홈런을 날리는 진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챔피언 현대를 상대로 이틀 동안 24점을 뽑아낸 두산은 5연승(7승1패)의 쾌조로 단독선두를 유지했다. 두산은 1회 초부터 홍성흔의 만루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하더니 3회에는 안경현의 2타점 2루타, 4회에는 손시헌의 2점 홈런으로 간단히 8-0을 만들며 현대 선발 김수경을 강판시켰다. 두산 선발 박명환은 5회까지 단 1안타만 허용하는 완벽한 투구를 했다. 5연속 삼진 등 7개의 삼진을 잡았고, 5회 1사까지 노히트 노런이었다.

LG는 6-7로 뒤지던 8회 말 2사 1, 2루에서 신인 정의윤이 주자 일소 3루타를 터뜨려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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