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왕진씨 동경서 「각문전」14일부터 서각등 160점 내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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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 서각예술의 맥을 잇고있는 각장 철재 오옥광씨(50)가 동경 한국문화원에서 우리 전통서각의 진면목을 보이는「각문전」(14-20일)을 연다.
이번 일본전에는 설각 1백점, 표주박·필통·문진등 소품60점용 전시한다.
이 작품들은 철재가 10년동안 피땀으로 제작한 것들이다.
이중에는 지난해 호평을 받았던 일중 김충현씨가 쓴『농가윌령가』(38면), 철재가 직접 쓰고 새긴 『용비어천가』(12면),고려가요『상저가』등 신작과 『수선전도』(서울지도),『화성전도』(수원지도), 『부모은중경도』(14면)등 역작이 들어있다.
이 작품들을 모두 문예진예기금으로 내놓았다.
철재는 나무원색도 드러내고 글씨도 살리기위해 음양각을 주로 했다.
프레임도 당초문·만자문을 넣어 옛맛을 돋우었다는 것.
재료는 무늬가 아름다운 단풍나무, 방부·방충효과가 있어 휘지않고 부패하지않는 은행나무, 목판으로 찍을 때 먹을 발라도 붙지않고 단단한 자작나무를 주로 썼다.
이번「오옥찬녀문전」은 송지영문예진흥원장이 추전, 윤탁 동경한국문화원장이 초대했다. 처음에는 일본의 수준이 높아 주저했지만 일본각서협회이사가 지난해6월 직접 철재집에 와서 동녹(나무에 동가루와 아교를 혼합해 발라 부식시킨 것)처리한 한와부(사진)을 무릎끓고 두손으로 받들어 감상하는 걸 보고 용기를 내어 추진한 것이다.
『예술인임네 하지않고 자신은 순수한「쟁이」(장인)임』을 내세우는 철재는 김정희 훈기창 김옥균 김구 안중근 오세창 한용분 손재환등 옛 사람의 글씨와 김동리 김충고 박두철 유달영 유달오 윤제술 안병욱 황욱씨등 현존인사외 글씨를 전통각법에 맞춰 새겨 출품했다.
특히 『반음심경』은 해인사팔만대장경 글씨배열에 맞추어 양주팔계로 유명한 다심 김전의 서체로 자신이 직접 써서 새겨냈다.
철재는 수오 신학균씨에게서 전통각법을 전수받고, 일중에게서 8년동안 서예를 익히고, 임창정씨에게서 한학을 공부한 노력가다. <이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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