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절반이 "해금몸살"|연고권-새 임자 "키 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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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2차 해금으로 판세에 직접 영향을 받을 지역구는 전국 92개 선거구중 약 절반에 해당한다. 그러나 1년동안 거취를 결정하지 않고 관망해온 1차 해금자 들까지 본격적인 활동을 할 태세여서 해금바람은 전국적인 정계재편 및 선거붐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2차 해금자중에는 정치를 계속하지 않을 사람도 상당수 있고 또 정치활동을 재개한다고 해도 정당선택 등 어려운 문제들이 많아 아직 정국기상도를 예측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현 단계로는 해금된 전직국회의원의 지역연고와 과거의 기반을 현역의원들과 대비해 새국면의 경합상을 유추해 볼 수밖에 없다.
서울의 경우 14개 선거구중 6개가 2차 해금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있다. 이종지 (민정) 김판술(민한) 의원이 나온 종로-중구에서는 74세의 김의원이 2선의 정대철씨에게 연고권을 넘겨줄지가 주목거리.
동대문에서는 이인근씨(1차)에 이어 2선의 강상욱씨 (구공화)가 풀렸다. 두사람 모두 인맥으로 보면 국민당과 맥이 통한다.
성북에서는 10대 때 공화당의 정내혁 후보를 더블스코어로 누른 조세형씨 (전신민)가 복귀, 현역의 김정례 (민정) 조순형 (무소속) 의원을 위협할 것 같으며 5선의 고흥문씨 (전신민)가 도봉을 탈환하려 할는지도 관심사.
김영삼 전신민당 총재 제명후 신민당 총재대행을 맡았던 정운갑씨 (강남)는 고령 때문에 풀리긴 했으나 정계에 복귀할지는 미지수.
4선의 김수한씨 (구신민)는 동작의 서청원(민한) ,관악의 한광옥(민한)의원이 서로 『내구에 안왔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고있다.
부산에서는 11대에 민한· 국민당이 당선자를 못낸 부산진구에 구공화의 김임식씨 (4선) 와 구신민의 정상구씨 (2선)가 나란히 풀려 무소속의 김정수 의원이 긴장.
경기도는 구공화에서 이병희 (5선· 수원) 서상린 (5선· 평택) 씨가, 구신민에서 이완돈(3선·안양) 김형광 (산대·의정부) 씨가 물렸는데 야당의 두사람은 정계복귀에 적극적. 이들을 맞아 민한당의 이석용 의원 (안양)은 분구를 은근히 원하고있고 김문원 의원(의정부) 은 경쟁태세에 돌입했다.
강원도 영월-정선 출신의 엄영달씨 (전신민· 2선)는 무소속으로라도 차기출마를 공언하고 있으며 속초-양구에서는 한병기(전공화· 8대) · 박경원(전신민 위원장) 씨에 이어 함종뢰씨 (2선)가 물려 정재철 (민정) ·허경구 (민한) 의원이 이들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충북의 청주-청원 (정종택· 민정, 윤석민· 국민)에는 정태성씨 (전공화·2선)가 풀렸고, 이용희씨 (전신민· 2선)의 해금으로 옥천-영동의 사정은 복잡해졌다. 박유재(민정) · 이동진 (국민) 의원 외에도 이필우 의원(국민당전국구)과 고 정구영 전공화당 총재의 아들 정선영씨 (민한당 위원장)가 이미 전초전에 들어가 있다.
충남출신 해금자 중에는 부안-아산의 김세배씨(전유정· 3선) ,홍성-청양의 장영순 (전공화·4선) ,한건수씨 (전신민· 4선)가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두곳은 모두 민한당 의원외 지구당이다.
천안-아산은 1차 해금된 정재원 (전신민·8대) 강필선(전신민·8대)씨에다 김세배씨의 등장으로 정선호(민정) 황명수(무소속) 의원의 짐이 무거워졌다. 한건수씨는 한때 신당창당을 주선한다는 소문이 났었고 장영순씨는 지난 3년간 정계인사와 인연을 끊고 살아왔다.
전북의 군산-옥도에는 고건 전농수산부장관의 민정당 진출설이 파다한 가운데 2선의 채영철 (전공화) 강근호 (전통일· 8대)씨가 풀렸다. 현역의 고판남 의원(민정)이 고령(71세)이고 김길준 의원이 무소속이라 이곳엔 특히 각종 소문이 많다.
5선의 장경정씨 (전공화)가 풀린 김제-부안에는 이미 1차에서 이병옥 (전공화· 4선) 박용기 (10대· 전공화) 김탁하(9대·무소속)씨 등이 풀려 전직 국회의원이 유난히 많다. 이들 중 몇명이 정계로 돌아올지 모르나 조상래 (민정) 김진배 (민한) 의원 등 현역에게는 달갑지 않은게 틀림없다.
보성-고흥은 각4선의 신형식 (전공화) 이중재(전신민)씨와 10대에 옥중 당선한 김수씨가 한꺼번에 풀렸다. 신씨는 전남의 인물로 정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으리란 소문이고 그럴 경우 지역구에는 실제 신중직씨 (축구협회이사)가 출마할 태세.
대구남-수성구에서는 신진욱씨 (전신민· 8대) 가 풀려 동생 신진수 의원(민한)과의 형제간 조정이 관심사고 박해충 (안동)·황병우 (청송)· 권오태(영천)씨 등도 현역의원들에게 부담을 주는 상대들.
경남의 최형우 (울산·3선) 박일 (밀양·3선)씨는 모두 민한당이 원외지구당 위원장이라 민한당에 입당, 공천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충무-고성의 최재구씨 (전공화· 3선)는 국민당을 택할지 모른다. 제주에는 무소속 당선경력이 있는 양정규씨가 해금을 계기로 권토중내를 시도할 것 같다. <전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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