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정책 북핵서 통일로 바꿔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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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미 동맹 관계가 표류하는 것은 북한 핵문제 해결에만 초점을 맞춘 미국의 전략 때문이므로 미국은 대한(對韓)정책의 초점을 한반도 통일 쪽으로 확대 전환해야 한다고 데이비드 강(사진) 미국 다트머스대 교수가 주장했다.

강 교수는 28일자 워싱턴 포스트 기고문에서 "한국의 핵심 과제는 북한의 핵무기가 아니라 민족 통일과 북한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동북아 질서에 어떻게 통합시키느냐 하는 것이며, 핵문제와 여타 외교정책은 이 목표 실현에 부차적인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은 한반도를 '테러와의 전쟁'과 세계군사전략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바라본다는 것이 강 교수의 설명이다. 자연 미국의 1순위 정책은 북한의 핵문제 해결이다. 그는 바로 이런 전략적 우선순위 차이로 인해 한.미 양국 간에는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면서도 실제로는 심각한 긴장이 초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미 관계 악화와 관련, 강 교수는 미국의 일부 인사는 그 원인을 ▶한국전쟁 때 미국의 희생과 지원에 대한 한국민의 망각 ▶북한의 위협에 둔감한 젊은 세대의 순진함 등에서 찾지만 "양국 동맹의 문제는 배은망덕도, 순진함의 결과도 아니다"며 구조적 차원의 문제임을 강조했다.

강 교수는 "미국은 그동안 말로는 통일을 지지한다면서도 실제로는 통일에 소극적이었다"며 "미국이 동북아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면 한반도 통일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미국이 한반도 정책 초점을 핵문제에서 통일로 확대 전환할 경우 한반도 비핵화는 물론 한.미 동맹관계도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반도 통일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경제.군사적 변화를 유도할 수도 있고, 이는 장차 한.미 양국의 정책수립가들이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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