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현장확인…일에 묻혀1년|영광과 시련으로 점철된 전대통령의 83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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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전두환대통령의 83년은 버마참사로 인해·아마 가장 잊지못할 한해가될것이다.
해금·ASTA·IPU,·KAL기·버마사건등 영광과 좌절이 얽히고 설켰던 지난 한해 전대통령은특유한 근면성과 강인·용기·일관성으로 국정을 이끌어 마침내 시련을 딛고 다시희망의 새해를 맞이하게되었다.
대형사건사고와 븍잡한 국정전개로 인해 청와대의 1년도 바쁜 나날의 연속이었다.
『가족과 오순도순 지낼시간도 없으며 개인의 자유와 취미도 박탈당한 자리가 바로 대한민국대통려의 자리다. 따라서 일하는데 취미를 가질수밖에 없어 요즘은 일하는데 사명감을 갖고 지낸다』(3·10, 수상근로자 접견).
이같은 스스로의 말처럼 전대통령은 전례를 찾기 어려울만큼 일속에 묻혀 1년을 보냈으며 바쁜 시간을 쪼개고 쪼개어 직접일을 찾아나서 점검하고 확인하고 챙기는 나날을 보냈다.
우선 통계로만 봐도 전대통령은 지난1년 1백48회에 걸쳐 국내출장을 다녀 출장거리만도 1만8천3백79㎞에 달했다, 이사로 친다면 약4만6천리. 하루평균 50㎞이상달린 꼴이다.
이중 예고없이 나선 불시출장이 70회였으며 그중에서도 심야나 새벽시간을 택한것이 22회였다.
출장일수는 1백42일이었지만 공휴일을 이용한 것이 36일이었다.
이렇게 볼때 전대통령은 국정의 현장확인에 남달리 역점을 두되 현장을 있는그대로 적나라하게 보기위해 불시출장을 자주다닌것 같다.
공식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은 비공식 출장까지 합한다면 전대통경의 현장확인은 훨씬 더 잦았다고 볼수있다.
지난 1년간 전대통령이 접견한 사람은 모두 l만7천3백38명이었다.
이중 외국인이 1천2백23명이었으며 외국인중 수상급이상만도 17명이나 됐다. 11월의「레이건」 미대통령, 1월의「나까소네」일본수상을 비롯해「후세인」요르단국왕, 「마하티르」말레이지아수상등이 내한해 전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각종 공식행사에서의 연설은 모두 75회.
연두의 국정연설·IPU서울총회에서의 연설·KAL기 사건에 관련한 특별담화등 옥해엔 기억에 남을 여러 연설이 있었다. 공식연설외에도 즉석연설·오찬·다과회등에서의 당부·지시등 비공식연설을 합치면 연설횟수는 더욱 많다.
각종 서한왕래를보면 접수가 1천5백80건, 발송이2백16건이었고, 전문은 보낸것이 9백34건, 받은것이 4백57건이었다 .83년중 청와대가 접수한 각종 민원은 모두1만8천7백91건. 이중 4천9백95건이 해결됐다.
전대통령의 83년은 선진조국에 대한 집념으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진조국의 창조, 그것은. 우리의 국민적 여망과 시대의 사명으로서, 본인은 내임기중 신명을 바쳐 기필코 이를 실현하고야 말것이다』(1·18, 국정연설).
전대통령은 83년을「선진조국을 향한 제2도약의 기반을 다져나가는 해」(1·18, 대간첩대책중앙회의 유시)로 보았으며 잦았던 출장도 각분야의 선진국기틀을 다져나가는 작업의 일환이었다.
3윌29일 민정당전당대회에서는『선진조국의 창조는 정치의 선진화에서 비롯돼야한다』고 했고 벼베기·모내기일손돕기에 나섰을때도『주곡자급이 돼야 선진조국을 앞당길수 있다』고 했다.
2윌25일, 1차해금을 단행하면서도『가능한 한 모든사람이 선진조국 창조대열에 참여할수있는 길읕 열어줌으로써 국민모두의 화합속에 총참여를 실현해야한다는 신념에서 해금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선진조국창조를 의한 국민들의 자신감을 북돋우기위해 전대통령은『자기문자를 만들고 유지, 발전시켜온 민족은 대부분 선진국의 대열에 올라있다』(l·18, 국정연설)『스스로를 섭전이니 짚신이니하는 자학행위를 뜯어고쳐야한다』(3·18, 경남도내유지들과오찬)고 했다.
또『우리국민은 효도·장유유서·상부상조등 정신이나 문화적인 면에서 선진조국의 채비가 이미 갖춰져 있다』(3·21, 공장새마을운동전진대회)고도 했다. 전대통령은 올해 평화적정권교체에 돤해서도 종전보다 더 강하게 소신을 피력했던것 같다.
『내나이가 있으니까 정말 한번만 하고 그만두겠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평화적 정권교체의 전통을 반드시 세워놓겠다』(8·23, 기자회견)『「평화적인 집권연장」이나「비평화적인 정권교체」는 다같이 민주화에대한 거부행위다』.
전대통령이 금년에 가장 강조한 사항중의 또 하나는 물가안정.
『제5공화국정부는 옛날처럼 돈을 찍어내어 국민이 갖고있는 돈에 물을 타듯 돈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국민이 잘 모르는 사이에 인플레라는 세금을 거두어 들이는 방식은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8ㆍ23, 기자회견)『나도 예산을 늘려 마구 선심을 쓸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내개인의 인기는 올라갈지 모르나 물가가 마구 뛰어 나라살림이 어려워지고만다』(11·25, 목포유지들과의 오찬).
큰 일이 많았던만큼 전대통령에게도 바쁜한해였다.
버마참사후 4당대표와 오찬을 한 자리에서『나도 가만히있으면 편안하고 좋은줄 알지만 우리여건에서는 국가원수가 일신의 안전만 도모할수는없다』(10·14)라고 했듯이 전대통령은 아마도 내년 1년도 바쁘게 보낼게 틀림없는것 같다. <송진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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