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blog] 프로배구 '공 터질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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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7일 열린 현대캐피탈 출정식 장면.

다음달 3일 시즌 오픈을 앞두고 프로배구계가 잔뜩 들떠 있다.

팀 간 전력 평준화로 매 경기 박진감 넘치는 승부가 예상돼 배구판을 떠났던 팬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한국배구연맹(KOVO) 박세호 사무총장은 "올해 프로배구는 흥행이 될 겁니다"고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실력이 엇비슷해진 데는 외국인 선수들의 가세가 큰 몫을 하고 있다. 여기에 프로 2년째를 맞아 팀마다 '한번 해보자'는 의지가 굳다.

안남수 현대캐피탈 사무국장은 "올해 우리 팀이 우승한다"고 자신했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의 의중을 대신 말한 것이다. 신영철 LG화재 감독은 "LG화재가 삼성화재나 현대캐피탈보다 낫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쉽게 지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드러내 말하지는 않지만 "겨뤄볼 만하다"고 보는 것이다.

신 감독은 경쟁 상대인 대한항공에 대해서도 신경을 잔뜩 곧추세우고 있다. 어느새 파악을 끝냈는지 "대한항공의 알렉스가 신장(2m)에 비해 파워는 떨어진다면서요"라고 반문한다.

그러면서 "대한항공이 많이 올라오겠지만 아무래도 삼성.현대 싸움이 될 것이다. 현대는 높이, 삼성은 수비가 좋은데 결국 싸움을 어떻게 끌고 가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용관 대한항공 감독은 "알렉스와 신인 강동진이 합류해 고질병이던 레프트는 좋아졌다. 하지만 이영택.문성준 등의 센터라인은 중량감에서 다른 구단에 못 미친다"고 엄살 섞인 걱정이다.

시범경기에서 2승3패로 4위를 한 삼성화재는 일본에서 전지훈련한 뒤 18일 귀국했다. 하지만 그때는 신진식.김세진을 기용하지 않았다. 신치용 감독은 "우등생이 감기 때문에 모의고사를 못 본 것이지 실력이 없어 진 게 아니다. 본 수능이 중요하다"고 뼈있는 말을 했다.

구단마다 홍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캐피탈이 17일 맨 먼저 출정식을 한 데 이어 22일 미디어데이를 갖기로 하자 곧바로 LG화재도 21일 미디어데이를 갖는다고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처음으로 이기영 구단주도 나온다고 한다. 배구판이 달궈지고 있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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