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신인상」수상자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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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유재영

<월포리 산조>
녹슨 배경 하나 삐딱하니 버려졌고
그날 밤 빈 배 두엇 저음으로 가라앉는
바다는 4악징쯤서 가로 접혀 있었어
하얀 뼈로 떠오르는 달이며 늙은 구름…
누군가가 가만히 해안선을 끌고 와서
먼 기억 풍금 소리를 꺼내 듣고 있었어.
『나는 시조모임에도 참여하지 않고 상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었는데 뜻밖에 인정을 받아 무척 기쁩니다-.』 작품 『월포리산조』로 제2회 「중앙시조대상」 신인상을 받은 유재영씨(35·여고시대편집장)는 시조와 자유시를 함께 쓰는 작가-.
『내가 시조를 짓는건 시로 담아낼수 없는 부분을 시조가 풀어줄뿐아니라 우리정서에 알맞은 시형이 시조여서 여기 매달리는 겁니다.』
유씨는 강렬한 이미지의 충동을 느꼈을때, 시조형식에 가장 알맞은 주제가 나타났을때, 어김없이 펜을 들어 시조를 짓는다.
지금까지 발표한 시조는 2백여편-.
유씨는 『오늘의시조가 국수적이고 역사의식을 떠난 서정일변도여서 상황의식이 결여된 느낌조차 든다』면서 새로운 시조운동을 퍼야한다고 내세우고 있다.
역사를 바로 인식하고 오늘의 아픔을 녹여낼수 있는 시조를 써야한다는것-.
유씨는 『시조가 사는 길은 고정화된 주제에서 탈피, 새로운 소재, 번뜩이는 언어감각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앞으로 시조가 새로운 우리 노래글로 제자리를 찾을수 있도록 열심히 짓고, 시조운동도 벌이고, 비평도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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