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의 KAL기 격추규탄 레코드|전대통령이 기증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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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전두환 대통령은 28일 소련의 KAL기 격추만행을 규탄하는 내용으로 두 미국인이 작사·작곡한「007기에 바치는 조사」라는 노래가 취입된 음반을 기증 받았다.「캐리 호켓」씨와 「더그·미러」씨라는 미국의 지방음악인이 작사·작곡해 지난 10월 발표한 도넛 판의 이 음반은 재미교포 홍진한씨가 전대통령에게 보낸 것으로 이 두 미국인은 KAL기를 격추한 소련의 만행에 대한 항의와 함께 「너무나 쉽게 잊어버리는」 미국인들에게 계속 호소하기 위해 이 노래를 지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비 3천 4백달러를 들여 이 음반 5천장을 제작했으며, 판매수익의 50%는 자기들이 설치한「007기」기금에 기탁, 유족들에게 보낸다는 계획이다. 「캐리· 호켓」씨는 금년 27세로 가수겸 기타주자며, 전기기술자인 「더그 미러」씨는 31세의 드럼주자다.
이 노래의 가사는 007기의 스튜어디스가 안내방송을 하는 것으로 시작해『…목표물은 파괴되었다』는 소련전투기조종사의 말로 끝나고 있다.
가사전문은 아래와 같다. (스튜어디스의 안내방송) 『대한항공007기에 탑승하신것을 환영하며, 앵커리지-서울간은 약 8시간의 비행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대한항공 7번기에 탄 우리들은 베링해를 건너 왔으며, 모든 것이 양호한 상태였소.
시간은 국제표준시로 12시 07분이었으며 승객과 승무원은 모두 269명이었네.
그러나 무엇인가 잘못되어 있었네.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이 일어나고 있었다오.
약탈자가 밤하늘에서 몰래 접근하고 있었죠. 아무것도 모르는 무고한 승객들은 깊은 잠에 빠져있었지. 그들을 지켜야 할 약속들이 있었다오. 그들은 자신들이 탄 비행기가 소련영공이라는 지옥으로 길을 잘못 들었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는지?
뉴욕∼서울간의 일상적인 비행이었을 뿐이었네 .모든 것이 잘 조종되고있으니까?
여러분의 여행을 즐기세요. 친구여, 당신의 운명은 일본해 위에서 순조롭게 되지않도록 미리 계획되어 있었다네. 번득이는 눈을 가진 로보트가 당신의 비행에 종지부를 찍게되어 있었다오. 아, 큰일 났네. 당신은 요행수도 바라지 못할 겁니다.
사전에 모르고 있는 것이 가장 좋을지도 모르죠. 그 (로보트)는 외눈하나깜박이지 않을 것이고 미리 주의를 주지도 않을 것이라네. 섬광과 함께 당신은 사라질 운명이라오. 당신은 2백 69명을 보게 될 것이고 슬퍼할 친척들은 어찌할 것인가? 나는 이같은 야만행위가 분노를 불러일으킨 것을 알고 있다오. 우리는
소련의 지배가 이루어지도록 방치해 둘 수 없다네. 모두 함께 모여서 자유세계가 뭉치도록 합시다. 우리는 분리될 수 없어요. 함께 정의를 위한 우리의 분노를 표현합시다.
그들의 행위를 규탄합시다. 그러나 말만으로는 충분치 않아요. 우리는 거짓말을 너무 많이 들어와서 그들의 이성을 믿을 수 없어요. 주위를 둘러보고, 이 모든 눈물방울들을 헤아려 보세요.
우리는 결코 용서해서도 안되고 최소한 몇년동안이나마 잊어서도 안될 겁니다.
(소련전투기 조종사의 목소리)···『목표물은 파괴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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