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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MS가 구글 못 이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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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빌 게이츠 마이크로 소프트 회장이 9일(현지시간) 연례 주주총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시애틀 AP=연합]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의 싸움은 흔히 '다윗과 골리앗'에 비유된다. 1년 전만 해도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업체인 골리앗 MS의 승리를 점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CNN머니는 9일 1975년 설립된 MS가 98년 출범한 구글에 이기기 어려운 세 가지 이유를 보도했다.

우선 구글은 무료 소프트웨어로 MS의 아성인 소프트웨어 시장을 흔들고 있다. 구글은 자바언어를 개발한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연계해 워드.파워포인트.엑셀 등으로 구성된 MS의 오피스와 유사한 프로그램 등을 인터넷에서 무료로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이 소정의 사용료를 받더라도 오피스 정품 하나에 200달러 이상을 받고 있는 MS로선 엄청난 타격이다. CNN머니는 "구글이 이 무료 서비스를 개시하면 MS의 오피스가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MS 조직이 커지면서 관료화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과거 MS는 경쟁상대가 분명해졌을 때 집중력을 발휘해 수차례의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MS는 80년대 도스.윈도를 잇따라 개발해 애플.IBM과의 운영시스템(OS) 경쟁에서 승리했다. 90년대 초에는 오피스 프로그램 경쟁에서 워드퍼펙트와 로터스를 제압했다. 또 인터넷 바람이 거세게 불었던 90년대 후반에는 익스플로러로 인터넷 브라우저 싸움에서 넷스케이프를 눌렀다. 그러나 이제 MS는 공룡이 돼 버렸다. 시가총액만 2870억 달러(약 301조원)에 달한다. 규모가 커지면서 조직은 관료적으로 바뀌었고, 예전보다 느릿느릿 움직이고 있다.

끝으로 구글의 자금력과 경쟁력이다. 구글은 MS가 그동안 상대한 업체 가운데 가장 강력하다. 구글은 수익성이 탄탄할 뿐 아니라 미국 증시 사상 가장 빨리 시가총액 1000억 달러(약 105조원)를 돌파하는 등 자금이 풍부하다. 더욱이 MS가 독점적 지위와 관련한 소송에 휘말리면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상대편을 제압하는 것도 어려워졌다. 그러나 CNN머니는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해 온 빌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가 건재하다는 것을 MS의 장점으로 꼽았다.

김준현 기자

빌게이츠, 직원들에 경고 메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이 최근 "새로운 경쟁자들에 맞서 혁신이 필요하다"는 경고성 이메일을 간부들에게 보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게이츠 회장은 이메일에서 "MS가 앞으로도 선두주자로 나서기 위해서는 신속하고도 결단력있게 새로운 시장에 깊숙이 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눈앞에 닥쳐오고 있는 이 서비스의 물결은 대단히 파괴적일 것"이라며 "새로운 경쟁자들이 도전해 오겠지만 우리가 앞서갈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고 했다. WSJ는 구글 등을 염두에 두고 게이츠 회장이 이같이 말했다고 풀이했다.

게이츠 회장은 또 MS의 최고 책임기술자(CTO)인 레이 오지로부터 받은 메모도 메일에 첨부했다. 레이 오지는 "우리가 현재의 위기를 이겨내지 못하면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발빠르고 과감하게 대응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게이츠 회장은 오지의 경고와 관련, "다음 지각 변동도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했다.

게이츠는 관료화하는 회사 조직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9월에 MS의 사내 결재통로가 지나치게 복잡해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비판을 수용해 방대한 조직을 통합개편하는 등 변화를 모색하기도 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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