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 대통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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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그때, 많은 사람들은『글쎄…』하는 생각을 감추지 못했다. 아마 모르긴해도 미국사람들도 그랬을것 같다.
그러나「레이건」은 미국의 40대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현직의「카터」대통령은 패자가 되고 말았다.
미국 아닌 바깥 나라 사람들은 그래도『글쎄…』하는 생각을 쉽게버릴수 없었다. 첫째 그의 경력이 마음에 걸리고, 노령 또한 예사로와 보이지 않았다. 81년1월 대통령에 취임할때 그는 벌써 69세로 미국 역사상 최고령의대통령이었다.
그무렵 TV화면에 비친「레이건」대통령의 모습은 어딘지 피곤하고 주름살도 한결 더 많아보였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오늘, 김포공항에서 보는「레이건」대통령은 어쩌면 그리 원기에 넘쳐 있는가. 그가 엊그제 일본에 도착했을 때도 그랬다. 성큼성큼 걷는 걸음하며, 손을 gms드는 제스처며, 모두 노인의 몸짓은 아니다. 게다가 웃는 모습은 얼마나 쾌활한가.
이런 일화가 있다. 대통령 출마를 앞두고「레이건」은 뉴욕타임즈지의「L·K·앨더먼」 기자를 불렀다. 의학박사 학위를 가진 건강담당 기자였다. 그자리엔「레이건」의 단골의사 6명도 함께앉아 있었다.「앨더먼」기자에겐「레이건」의 건강에 관한 모든 질문이 허용되었다.
56세때 전립선수술, 때때로 감기 같은 증세를 일으키는 고초열현상, 팔목시계 소리를 듣지못할 정도의 귀머거리. 심장은 이상무. 체중은 거르지 않는 운동과 함께 83·3km. 그때 밝혀진「레이건」의 병력과 건강체크였다.
그의 고령을 걱정하던 미국 시민들은 비로소 그 문제만은 안심할수 있었다.
미국의 한 보험회사는 보험통계학적으로 그의 욕망을 계산해보았다.
80세까지 생존한 모계체질을 이어 받아「레이건」은 적어도 80·5세까지는 살수 있다는 결론.
지난 봄엔「레이건」이『일어선 상태에서 혼자 양말을 신을수 있다』는 얘기가 세계의 기사거리로 타운된 일도 있었다.
그의 건강 비결은 천성에 있는 것같다. 매사에 낙관적이고, 포망과 신념을 저버리지 않는다. 아무리 어려운 현실에 직면해서도 그는 국민들 앞에 나서서 여유있는 태도로 마치 가족들을 대하듯 따뜻한 음성으로 얘기한다.
무대배우, 라디오 스포츠중계자, 영화배우, TV해설자 시절에 터득한 연기가 정치 무대에서도 여전히 발휘되고 있는것 같다. 그외 화술은 한때 그를 직업연사로 만들어 여기 저기서 그의 옷소매를 당기는 시절도 있었다.
그의 낙천적 기질은 승부에강한 집념으로 굳어져 부인「낸시」여사의 말을 빌면『지는 것을 싫어할뿐 아니라 패자로 손가락질 받는 것도 싫어한다』.
미국은 군쟁력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소련보다 강해야한다는 그의 정치철학은 오늘 신념을 넘어 그의 정치 목표가 되고 있다. 오죽하면 소련의 타스통신은「레이건」을『현대의 「나폴레옹」』이라고 부르겠는가.
「레이건」이「스트롱 대통령」인 동안은 자유 세계도「스트통 월드」일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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