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는 빠듯 양념은 풍작|미리 알아본 올 김장감의 물량가 가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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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겨우살이 준비에 점차 신경이 쓰일 때다. 『김장이 반농사』 라는 맘은 언뜻 실감을 잃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주부들 입장에서는 겨울재비중 김장을 빼놓을 수 없다. 배추·무우등 을 김장채소생산은 작년보다는 못할 전망이다. 김장철이 아직 한달쯤 남아 있고 작황도 날씨변화에 민감해 예상은 이르지만 당국이 생산계획량을 예년보다 줄였고 실제 파종도 재배농가가 매우 선별적으로 한 것으로 나타나있다.
생산이 줄면 채소값은 오른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고추·마늘 등 양념류는 풍작으로 값도 작년의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있어 이점을 감안하면 올 김장비용은 작년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다. 김장감의 물량과 가격을 알아본다.

<채소류>
김장채소의 생산은 지난 수년 동안 해마다 주는 경향이다. 당국이 올해 잡고있는 김장채소생산계획은 배추 2백60만t. 무우 1백60만t이다. 이 물량은 작년 실적에 비해 배추는 27만t을 줄여잡고 무우는 17만t을 늘린 것. 해마다 폭락현상으로 소동을 치르기 전에 계획생산을 해보자는 당국의 의도다.
여기에다 올해는 재배농가도 한여름 고랭지채소 재배가 수확량이 많아 재미를 못 보자 김장채소 파종도 면적을 줄이는 경향이였다는 것.
물론 가을 채소류 모두가 김장감에 쓰이는 것은 아니다. 50∼60% 정도만이 소용되고 나머지는 그때그때 추렴용이나 생배추로 저장했다 소비가 되고있다.
당국도 5인 가족기준 배추는 넉넉잡아 60포기를 담글 경우 l백70만t. 무우도 60∼70개로 쳐서 84만t이면 충분해 물량공급에 걱정은 없다고 말하고있다.
작황은 한때 파종기에 비가 잦아 우려 됐지만 파종기 이후에 내린비는 오히려 생육에 도움을 주었다는 것. 이대로 가면 예상생산량은 가능하리라는 판단하에 농수산부는 현재 정확한 작황조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걱정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채소는 기온이 영하 2∼4도로 급강하하면 냉해를 입게돼 한달 남짓 남은 수확 전까지 한파가 없어야한다.
김장채소는 현재 예상대로 가면생산은 작년수준을 밑돌 것이 확실해 가격이 아무래도 작년보다 높을 것으로 재배농가와 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제철인 작년 11월말 배추는 중품 l접에 2만7천원, 무우는 7천원선. 올해는 이보다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채소류는 고랭지산이 끝물로 접어들고 평야지대서 일찍 파종한 배추·무우가 조기 출하되면서 배추 중품 한접 2만4천원, 무우 1만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서는 작년보다 5일 앞당겨져 11월10일부터 12월20일까지 40일을 김장기간으로 잡고 2백 군데에 김장시장을 개실할 계획이다.

<양념류>
고추·마늘등 양념류는 생산량이 모두 작년수준을 웃돌고 있다. 고추는 재배면적이 작년보다 늘어난데다 순조로운 날씨로 17만2천t이 생산, 작년보다 32%나 생산이 늘어났다. 마늘도 재배면적이 작년보다 20%늘어나 생산량은 22만t으로 작년비 19%가 증수된 실적.
수확량이 는 만큼 양념류값은 작년보다 크게 떨어져 있다.
도매시장에서 마른 고추는 현재 재래종이 6백g 상품 1천4백원, 중품 1천1백원, 개량종은 중품 7백원으로 꼭 1년 전에 비해 4백∼8백원이 떨어져있다. 마늘도 1kg에 상품 1천2백원, 중품 9백원으로 작년의 반값에도 못 미치는 실정.
그나마 고추 값은 정부가 이달부터 수매를 시작하고 나서 추석무렵의 최악의 상태에서 다소나마 오른 셈.
농민들로서는 풍년기근이라는 말을 실감할만도 하다.
마늘은 껍질과 알맹이가 쿨렁이는 것을 고르지 않는게 요령이다. 논마늘과 밭마늘로 구분되지만 논마늘은 수분이 많고 단단하지 않아 김장용으로 부적당하다. 고추는 경북 영양산이 특품으로 쳐서 껍질이 두껍고 단맛도 강해 주부들이 주로 찾는다.
고추·마늘은 채소류와는 달리 여름철이 한참 출하기여서 일찍부터 장만해 두는게 일반적이다. 값도 김장철이 되면 다시 수요가 늘어 10월보다는 강세를 보여온 것이 예년의 경향이다.

<젓갈·소금>
김장을 한달쯤 앞 두고 젓갈류도 서서히 등장하기 시작했다. 새우젓·멸치젓등 젓갈류는 아직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올해도 별차질 없이 공급될 것 같다는 당국의 설명이다.
김장은 젓갈이 좋아야 제맛이 난다는 말도 있듯이 우선 저장발효식품이므로 저장기간이 길어야 영양과 맛이 좋다.
가격은 새우젓 lkg에 육젓 3천원, 오젓 2천8백원정도로 작년과 비슷한 시세.
소금은 긴 가뭄으로 풍작을 이뤘던 작년에 비하면 올해 수확은 좋지 않다.
그러나 비축 재고가 52만여t이 쌓여 있는 데다 수요도 해마다 주는 실정이어서 염려할 정도는 안된다.
가격은 김장철을 앞두고 요즈음 다소 올라 천일염 1등이 50kg 가마당 3천5백원, 2등품 3천원선. 수요가 절정을 이루는 11월에 들어서도 큰폭의 오름세는 없을 것 같다는 상인들의 전망이다. <장성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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