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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상 섹스스캔들로 영 정가 충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대처」 수상의 총애를 받으며 보수당의 기린아로 급성장한 「세실·파킨슨」통산상이 데리고 있던 여비서와 오랫동안 관계를 가져왔고 그 사이에서 곧 아이를 낳게 했다는 사실이 공개되자 영국정가는 이를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섹스스캔들로 당사자 장관이 물러난 것은 물론 정권까지 뒤흔들었던 경험 (63년 「프러퓨모」국방상 사건)이 있는 데다가 「파킨슨」이라는 인물의 비중과 위치때문이다.
특히 다음주 집권보수당의 1백차 전당대회가 열릴 예정이기 때문에 지난6월 총선 때까지 전당대회의장을 지낸 「파킨슨」통산상의 섹스스캔들은 타이밍으로 봐서도 온갖 구설수에 오르기 꼭 알맞게 됐다.
이번 사건은 「파킨슨」통산상 자신이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고백을 함으로써 백일하에 드러났다. 그는 5일밤 늦게『나는 「사라·키즈」양과 수년 관계를 가져왔다. 그녀는 내년1월에 나의 아이를 낳을 예정이다. 물론 나는 태어날 아이와 어머니에 대한 재정적 문제를 책임질 것이다.
나는 한때 「키즈」양과 결혼을 하려고 까지 생각했었으나 지금은 현재의 나의 가정에 머물러 있기로했다』는 오지의 발표를 했다.
그러면서 그는「키즈」양과 자기자신과의 문제에 관한 유언비어를 막기위해 이 사실을 고백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이 사건으로 부인과 가족, 그리고 「키즈」양 가족에 고민을 끼친것을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키즈」양은 올해 36세로 「파킨슨」의 비서로 8년동안 일하다가 3년전에 그만두었다.
「파킨슨」(52)은 지난 57년에 현재의 부인과 결혼, 이미 다자란 세딸을 갖고 있다.
「파킨슨」이 고백을 하게된 배경은 풍자잡지로 많은 독자를 갖고 있는 프라이비트 아이 (사설탐정)지가 「키즈」양이 정계요인과 관계를 갖고있는 또다른 하원의원 한명이 관련돼있다는 기사를 싣자 「키즈」양을 악성 소문으로부터 보호하려고 한 것. 사건이 공개되자 「대처」수상은 이미 알고 있었다면서 『그것은 개인의 사생활문제』라고 말했다. 수상측근에서는 이 문제 때문에 「파킨슨」통산상이 사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논평.
그러나 문제는 쉽게 가라앉게 돼 있지 않다. 첫째는 「파킨슨」장관의 이러한 2중생활이 빅토리아시대의 도덕과 기풍으로 되살리자고 주창하는 「대처」주의에서 어긋날뿐 아니라 「파킨슨」과 「대처」와의 가까운 관계, 그리고「파킨슨」의 빠른 출세를 질시하는 당내 파벌들이 가만둘 리 없다.
「파킨슨」장관은 지난 70년에 하원의원에 당선된뒤 「대처」의 충실한 추종자가 되면서 전당대회의장·통산상의 요직에 발탁되고 사실상 「대처」 후계자로 가장 유력시 돼왔던 참이다.
영국 정가에서는 주요장관이 관련된 섹스스캔들이 10년 주기로 터지는데 대해 묘하게 어기고있다.
63년당시 국방상 「존·프러퓨모」가 콜걸 「크리스틴·킬러」와의 스캔들로 사임했고, 73년엔 당시 공군장관 「램튼」경이 여비서와의 스캔들로 역시 사임했었다.
이번 사건은 「프로퓨모」사건과는 틀리는 것이지만 영국사회가 받아들인 충격으로 미루어봐 「파킨슨」의 사임까지 몰고갈 가능성이 충분하다. 일각에서는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고 「대처」 에게까지 상처를 입힐 것을 우려하고 있다.<런던=이제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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