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온사인|무조건 규제보다 시간별가동 등 융통성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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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5년전 석유파동이후 에너지절약의 일환으로 상가의 네온사인을 금해왔고 그후 한등끄고 전기아껴쓰라고 외쳐댄지도 오래되었다. 그런데 요즘 네온사인이 서서히 부활되고 웬만한 상가에서는 이미 쓰고있는 실정이다. 네온사인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위한 상혼에서 빚어진 사치성 장치다.
빙빙도는 네온사인, 형형색색의 네온사인이 밤거리를 다니는 시민들의 시야를 어지럽히고 있다. 엄청난 경비로 생산되는 전기를 네온사인으로 허비하기보다는 산업생산에 쓰게하면 얼마나 많은 기계가 가동되며 많은 제품이 생산되겠는가. 또 캄캄한 골목길에 보안등을 켜게하면 범죄예방도 되고 희미한 가로등을 더 밝히면 길이 밝아서 교통사고도 막을수 있으니 일석삼득이 된다.
이규의 <서울동대문구 장안동 127의23>
서울도심의 밤을 곱게 수놓던 네온사인이 10월중순부터 철거되리라한다. 85년7월 전업종에 확대해 규제를 풀겠다던 지난 1월당국의 발표만 믿고 50만∼1백만원씩 들여 설치한 업주들에겐 큰 타격이 아닐수 없다. 아마 규제요인은 오직 한가지 에너지 절약정책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아도 개성이 없고 삭막하다는 서울밤풍경이 네온사인이 없어지면 더욱 암흑의 도시가 될것이고 굳이 전력사용을 억제한다면 다른 규제대상도 있다.
개인적 의견으로는 무조건 규제할 것이 아니라 업종에 맞게 시간대를 정해 가동한다든가 색도가 너무 현란한 조명장치는 규제하고, 또 전력소모량도 차등요금징수 등으로 자제를 유도하는 방향이 옳을 것 같다. 또 이미 설치한 네온간판도 무작정 철거가 아니라 조금 손질해 점등않고 사용토록하면 피해를 줄일수 있다. 만약 당국의 발표대로 10월중순이후 규제된다면 IPU나 ASTA총회 등 국제행사를 의시한 당국이 교묘한 방법으로 업주를 우롱, 이용했다는 비난도 일반인들로부터 면치 못할것 같다.
진상용 <수원시 영화동 441의9>
통금이 해재되면서 우리생활이 야간으로 확대됨에 따라 고객을 불러들이는 간판 역시 여러형태와 장치로 변하고있다.
대종을 이루는 아크릴간판보다 여러가지 변화와 생동감을 전해주는 네온사인은 좀 더 시각적 광고의 효과를 높이고, 보는 사람 또한 풍요감마저 느낄수 있어 좋다. 더구나 많은 국제행사의 유치로 늘어나는 외국관광객과 방문객에게 거리의 생동감을 전해주고 또 좀 더 활발한 밤거리를 비춰줄수 있을 것같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면 네온사인하면 제일먼저 유흥가간판이 떠오르는 것이다.
하긴 유흥오락장이라해서 네온사인을 못달란 법은 없지만 크기·형태·조명도 등이 너무 무질서해 마치 네온사인 공해에 휩싸여있는 느낌마저 주고있다.
선진국을 향하는 이 마당에 간판 역시 혁신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당국의 철저한 계몽과 규제가 병행되어야 할 것 같다.
천승택 <서울 용산구 청파동 3가43>
물론 10여년전에도 서울의 밤거리는 휘황찬란했지만 요즘 몇년사이 네온사인이 부쩍 늘었다. 특히 유흥업소는 네온간판이 제일 요란하고 또 날이 샐때까지 켜놓고 있다.
그러나 무질서는 그렇다하고 나라의 국력이 어느정도 성장했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피땀어린 국민경제위에 그런 낭비는 부분적으로 제한해야되며 에너지절약과 함께 외화절약을 생각해야한다.
이회조 <경기도 성남시 신흥3동 226의43>
물론 그때그때의 에너지수급사정이 다르겠지만 언제는 허용하고 지금은 규제한다니 당국의 정책이 자주 바뀌는 것같다. 지금 우리는 각종국제대회에 대비해 거리를 미화하고 각종시설을 선진국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거리에도 모양좋은 가로등이 설치돼 밤거리가 훨씬 밝아졌다.
외국의 밤거리는 일견 울긋불긋한 네온사인이 무질서하게도 보이지만 그것은 번영을 못하는것 같게도 보인다.
우리도 이제 이만큼 살게됐으니 네온사인정도는 설치를 허용해 국민들도 너무 각박하지 않고 여유있게 밤거리를 거닐게 하는것도 좋지않을까. 오히려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프로야구 나이터경기를 줄이는 것이 더 효과적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지영 <서울서대문구 연희동 134의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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