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회의와 대북경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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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우리나라에서 일리는 대규모 국제회의들이 임박해 있다. 25일부터 열리는 ASTA(미주여행업협회) 총회에는 무려 6천여명의 각국대표가 참석할 예정이어서 우리 역사상 최대규모의 국제회의가 될것 같다. 이미 많은 대표가 입국, 서울과 지방관광에 나서 우리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유서깊은 문화유산을 둘러보고 있다. 우리 국민들도 귀한 손님들에게 아름답고 질서 정연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곧 이어 10월2일부터는 IPU(국제의회연맹) 70차 총회가 서울에서 열린다. 이행사에도 역시 수백명의 정치인들이 동서각국에서 우리나라를 찾아 우리의 정치·경제는 물론 우리의 문화와 생활모습을 보게된다. 우리는 이런 뜻깊은 국제적 행사를 준비하면서 우리국민의 정치·경제·사회적 역량과 손님을 극진히 대접하는 우리고유의 예절과 정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거국적행사를 앞두고 한가지 우려를 금할수 없는것은 북괴가 이를 방해하기 위해 최후의 발악적수단을 쓰지않겠느냐하는 점이다.
북괴는 IPU총회의 서울개최를 한사코 막기위해 갖은 책략을 동원해오고 있음을 우리는 보아왔다. 처음 유치단계에서부터 서울개최를 반대해왔으며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영향력있는 인사들을 매수하려다 폭로되어 북괴 외교관이라는 자가 주재국에서 쫓겨나는 추태까지 벌이기도했다. 북괴는 이에 그치지 않고 공산권과 비동맹권국가들에 대표를 파견하여 서울회의 참석을 거부하도록 호소하는등 안간힘을 다했다.
북괴는 IPU서울총회를 반대하는 이유로 남한이 일촉즉발의 전쟁위험에 직면해 있는것처럼 허위선전을 감행하고 있으며 이를 입증이라도 하려는듯 최근 각종 도발을 집요하게 시도하면서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켜 오고있다.
임진강을 건너 침투해오다 사살된 무장공비사건과 월성해안·울릉도근해 무장간척선격침사건등 금년들어 발생한 일련의 도발들이 모두 이런 의도에서 그들이 꾸민 책동들이다. 북괴는 또한 해외조직과 자체의 대남방송망을 통해 한국에 대한 비방중상과 교란선동을 계속 강화해오고있다.
이러한 도발행위의 강화는 한국을 찾을 외국대표들에게 불안감을 주어 그들의 방한을 저지시킴으로써 서울회의 자체를 무산시키려는 의도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방해공작에 혈안이돼 광분하는 북괴가 앞으로 어떤 행동을 준비하고 있는지 우리로서는 경계를 늦출 수 없으며 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하겠다. 22일 대구에서 발생한 미국문화원 폭파사건도 이러한 각도에서의 수사가 마땅히 전개돼야 할것이다.
KAL여객기의 피격사건이후 사할린근해에는 미소간에 그 어느때보다 긴장이 고조되고있다. 세계여론의 규탄에 몰려 궁지에 빠져있는 소련과 그 하수인집단인 북괴가 엉뚱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어떤 방식의 도발을 자행할지 예측을 불허하는 상태에 있다.
적전방 최일선을 지키는 군은 물론 예비군과 민방위대를 포함해서 온국민은 대북경계심을 한층 높이고 대응태세를 철저히 해야겠다.
혹시 이미 침투, 잠복한 간첩이 있으면 마땅히 자수와 같은 과정을 밟아 이번 국제행사들을 통해 민족적긍지를 보여줄수 있게 해야할 것이다.
따라서 세계의 대표들이 우리의 자유 수호 의지와 역량, 경제발전상및 관광자원등을 직접 보고 확인할 수 있도록 좋은 분위기와 여건을 마련하는데 온힘을 기울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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