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이후 … 한강 수질 나아지고 낙동강 나빠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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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한강의 수질은 전반적으로 나아졌으나 낙동강 상류 수질은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본지가 2일 환경부의 물환경정보시스템을 활용해 4대강 주요 지점 48곳의 2009년과 2014년 수질을 비교한 결과다. 전체 조사 지점 48곳 중 30곳(63%)의 수질은 개선됐으나 16곳(33%)은 악화됐다. 수질 비교는 총유기탄소(TOC) 항목을 기준으로 했다.

 한강의 수질은 팔당댐의 TOC가 2009년 2.5ppm에서 2014년 2.2ppm으로 낮아지는 등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금강은 좋아진 곳이 6곳, 나빠진 곳이 7곳으로 비슷했다.

또한 영산강은 전 지점이 개선됐지만 TOC 값이 대부분 4~6ppm 수준이었다. 이 정도 수질은 활성탄을 투입하는 등 고도정수처리를 거쳐야만 수돗물로 쓸 수 있는 ‘보통(Ⅲ급)’ 또는 ‘약간 나쁨(Ⅳ급)’ 수준이다.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 상류의 수질 악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안동3 지점(안동시 남호면 단호리)의 경우 2009년 TOC가 2ppm으로 ‘매우 좋음(Ⅰa)’ 단계였으나 지난해에는 2.7ppm으로 악화돼 ‘좋음(Ⅰb)’으로 한 단계 내려앉았다. 구미 지점의 수질은 3.7ppm에서 3.9ppm으로 나빠지는 바람에 하류의 물금 지점 수질(3.8ppm)보다 좋지 않다.

 총리실 4대강사업조사평가위원장인 강원대 김범철(환경학과) 교수는 “낙동강 상류 수질 악화는 (보 건설로) 강물의 체류 시간이 늘어나면서 녹조가 발생한 탓”이라며 “녹조의 원인인 총인(TP)의 농도를 좀 더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 이영기 물환경정책과장은 “지난해에는 녹조 발생 시기에 강수량이 부족했던 게 원인”이라며 “총인 제거 시설이 낙동강 중하류에 집중된 탓도 있다”고 설명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총유기탄소(Total Organic Carbon, TOC)=물속에 녹아 있는 유기탄소 전체의 양. 수질오염이 심할수록 수치가 높다. 2ppm 이하는 ‘매우 좋음(Ⅰa)’ 등급이다. 환경부가 2013년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이나 화학적산소요구량(COD) 등 기존 지표의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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