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간 박원순 시장 … 싱크홀 관리 한 수 배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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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도쿄는 언제부터 동공(洞空·텅 빈 굴) 관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나.” (박원순 서울시장·사진)

 “1970~80년대 지반침하 문제가 연이어 터지면서다. 이후 탐지기술이 발전하고 관련 규제가 도입됐다.” (가와이 야스후미 도쿄시 건설국 부장)

 2일 오전 일본 도쿄대 인근 가스가(春日) 지하철역 앞 도로. 지난 1일부터 5박6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박 시장은 순방 첫 일정으로 지난해 지름 2m, 깊이 40㎝ 크기의 도로 함몰이 발생했다 복구된 이곳을 찾았다.

 우리보다 20년 정도 앞서 있는 도쿄의 하수관리 시스템을 모델로 삼아 도로 함몰에 대한 예방과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서울시와 유사한 하수시설을 갖추고 있는 도쿄에선 매년 1000건 안팎의 도로 침하가 발생한다.

 현장 시찰을 마친 박 시장 일행은 곧바로 도쿄시와 도로 함몰 대응업무 기술협력에 관한 행정합의서를 교환했다. 이를 기점으로 서울시는 동공 발생 원인 파악과 조사 방법, 도로 함몰 대응조치와 복구기술 등을 도쿄시로부터 전수받는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말 일본 동공탐사 용역업체에 의뢰해 종로3가역과 교대역 등 서울 주요 도심 4곳에서 동공 41개를 탐지했다. <1월 1일자 8면>

 서울시는 올해엔 노후 하수관 교체와 정비에 23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최근 5년간 서울시내 도로 함몰 3119건(10㎝ 이상) 중 2636건(85%)이 노후 하수관 손상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시는 또 최첨단 동공 탐사장비를 구입하고 민간 동공탐사 용역(3년간 매년 500㎞)도 실시한다.

 이날 현장을 둘러본 박 시장은 “도쿄는 2008년부터 연간 5000여 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아 노후 하수관을 대대적으로 개량했다”며 “서울시도 하수관 정비를 위해 정부의 국고보조금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도쿄시가 하수도 관리에 쓴 지난해 예산은 총 6조9579억원으로 서울시 예산(6910억원)의 10배가 넘는다.

장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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