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이동국이 최고… 능력 있는 선수 계속 발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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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 아드보카트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21일 서울 신문로 축구협회 5층 대회의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기 대표팀 구상을 밝혔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다음달 스웨덴,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의 두 차례 평가전과 2006 독일 월드컵 때까지의 대표팀 구상 방안을 단계적으로 제시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첫마디에 "나도 야구를 무척 좋아한다"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삼성 라이온즈의 선동열 감독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한다"고 해 축구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대표선수들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K-리그 다섯 경기를 관전했으며 이번 주말에 두 경기를 더 볼 예정이다. 대표 선수들에 대한 아쉬운 부분이 있다. 이란전 때는 열정적으로 좋은 경기를 보여줬는데 막상 소속팀에 돌아가서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소속팀에서 뛸 때도 국가대표다운 모습, 월등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동국(포항)에 대해서는 신임을 표했다. 그는 "현재까지는 (이동국보다) 더 나은 선수를 못 봤다. 이동국은 이란전에서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중앙 원톱은 자신뿐 아니라 주위의 선수들이 잘 도와줘야 살아난다. 그는 이제 겨우 스물여섯 살이다. 더 좋은 선수가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이란전에서 공격수들의 수비 가담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다"고 하자 "내가 전문가인 줄 알았는데 다른 전문가가 또 있었군"이라고 말해 웃음을 터뜨리게 했다. 그는 "축구는 개인경기가 아니라 팀 경기다. 이란전에서 공격수 3명의 수비 역할은 4명의 상대 수비수들이 못 올라오게 하고 방해하는 것이었다. 공격수들의 수비 가담은 전체적으로 잘 됐다고 평가한다"고 답했다.

"눈에 띄는 새로운 선수를 찾았느냐"는 질문에는 "이란전에 소집된 선수 중 16명 정도는 이미 좋은 기량을 갖춘 선수다. 앞으로 찾아야 할 선수는 그리 많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능력 있고 자질 있는 선수라면 분명히 대표팀에 발탁할 것"이라고 답했다.

아드보카트는 "우리 선수들이 양발을 자유로이 사용한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네덜란드에서도 보기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유럽 무대는 네덜란드 리그를 미키마우스 정도로 취급할 만큼 경쟁이 심하고 수준이 매우 높다. 한국 축구가 성장하려면 강한 팀들과의 경기를 통해 더욱 강해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독일 월드컵을 위한 계획에 대해서는 "11월 평가전 상대인 스웨덴과 세르비아-몬테네그로 모두 좋은 팀이다. 이때 선수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며 어떤 선수가 누구와 플레이 했을 때 팀의 균형과 밸런스가 잘 살아나는지를 찾는 데 중점을 둘 것이다. 올해까지는 팀의 균형을 이루는 데 주안점을 두고 내년 1, 2월 전지훈련에서는 이상적인 시스템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이라고 답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유럽파 선수들을 점검하기 위해 24일 출국, 다음달 4일 귀국할 예정이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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