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펀드? 잠깐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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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특정 성향을 가진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이른바 '스타일 펀드'의 수익률이 시장 평균수익률을 웃돌면서 이들 펀드상품에 돈이 몰리고 있다.

특히 중소형 가치주나 배당주에 집중 투자하는 스타일펀드의 수익률이 좋은 편이다. 유리자산운용의 '유리스몰뷰티주식'은 최근 1년간 수익률이 110%를 웃돌고 있다. 이 펀드는 적립식 투자자금(1인당 월 100만원 한도)만 받고 있지만 여전히 하루 평균 3억원 안팎의 돈이 몰리고 있다.

펀드 전문가들은 그러나 스타일 펀드의 과거 수익률만 믿고, '묻지마 식'으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스타일 펀드는 종목 발굴.편입이 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해 훨씬 제약이 많아 수탁액이 일정 규모를 넘어서면 오히려 투자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 덩치 커지면 운용에 부담이 된다=한국투자증권은 17일 "일부 스타일펀드가 규모 증가에 따른 운용상의 제약 때문에 추가 자금 모집을 중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유리자산은 '유리스몰뷰티주식'의 누적수익률이 200%를 넘어서자 한시적으로 거치식 투자 판매를 중단했다.

미래에셋자산도 12일부터 '3억만들기 중.소형주식투자신탁1호'에 신규 투자자금을 받지 않고 있다. 한국증권의 박승훈 자산전략부 팀장은 "스타일펀드는 투자 종목이 제한돼 있어 종목을 추가로 발굴하거나 수익률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유리자산운용 인종익 리서치팀장은 "시중에 유통되는 중소형 종목의 시가총액이 2조원 정도에 불과한데 특정 중소형투자 펀드의 수탁액이 너무 커지면 주식을 산 뒤에 되팔기가 힘들어지는 등 수익률을 높이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인 팀장은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스타일 펀드의 수탁액은 1000억원을 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투자성향부터 먼저 따져봐라=스타일 펀드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라면 단순히 수익률을 좇기보다는 펀드 운용 전략이나 투자 방식이 자신에게 적합한지 여부를 따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스타일펀드가 투자 대상을 특정 종목으로 제한하는 일종의 맞춤형 펀드의 성격이 크기 때문이다. 대표적 배당형 스타일펀드인 '세이고배당주식형'을 굴리는 SEI에셋운용 김원일 이사는 "배당형 펀드는 상승기 때 일반 주식형보다 수익률이 떨어지지만 하락기엔 잘 버텨주는 상품"이라며 "단기 수익률보다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 거두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또 수익률이 높은 스타일 펀드라도 돈이 몰려 규모가 커진 이후에는 수익률 변화를 꼼꼼하게 챙겨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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