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 흰머리가 난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 강동경희대병원 고석재 교수.

보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 흰머리가 나고 간이 나빠진다…항간에 떠도는 보약에 대한 속설은 다양하다. 한의학에서는 예방의학적 관점에서 보양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신체 내 정기가 온전하면 나쁜 기운이 범접하지 못한다(正氣存內 邪不可干‧정기존내 사불가간)’고 하여 병이 발생하기 전 미리 체력‧면역력을 보강해야 한다는 의미다. 보약은 이를 위한 약을 뜻한다.

하지만 보약은 체질과 치료 목적에 따라 그 효능이 다르다. 잘못 복용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강동경희대학교 한방병원 한방내과 고석재 교수는 “보약은 잘 먹으면 약이 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 교수가 말하는 ‘보약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짚어본다.

▶보약은 다른 사람과 같이 먹어도 된다?

흔히 보약이라고 말하는 한약은 보(補)와 약(藥)이 결합된 합성어다. ‘정기(精氣)를 보(補)하는 한약’을 일컫는다. 몸의 전반적인 기능을 조절하고, 저항성을 높여 건강을 돕는 약이다. 하지만 보약이라고 다 같은 약은 아니어서 체질에 따라 다르고, 기혈음양 중 어느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냐에 따라 또 달라진다. 한의사의 지도가 필요한 이유다. 다른 사람과 바꿔 먹으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보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

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한약재도 있으나 모든 보약이 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간염이나 간경화와 같이 간질환이 있는 사람이 간을 보호하는 보약을 복용하기도 하며, 실제로 처방되고 있다. 한의사의 처방에 따르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보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

일부는 맞다. 한약은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주는데 의의가 있다. 허약한 사람이 보약을 통해 소화기능을 회복하면 음식 섭취량이 늘고, 살이 찌면서 체력과 면역력이 좋아진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본래 허약체질이었던 사람에 해당할 뿐, 일반적인 사람을 비만하게 만들진 않는다.

▶보약을 먹으면 흰머리가 난다?

아니다. 하지만 상당수가 보약을 먹으면 흰머리가 난다는 속설을 사실로 믿는다. 특히 숙지황과 무를 함께 먹으면 흰머리가 난다는 속설을 환자들이 많이 묻는다. 숙지황은 임상 한의사들이 보약제제로서 널리 쓰이는 한약이다. 숙지황으로 흰머리가 나는 케이스는 보고된 바 없다.

▶ 보약으로 체질이 바뀐다?

타고난 사상 체질은 바뀌지는 않는다. 다만 보약은 자신의 체질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면역력을 증강하고 병에 잘 걸리지 않는 체질로 개선시킬 수 있다.

▶보약은 뜨겁게만 마셔야 한다?

일부는 맞는 소리다. 특히 소음인의 경우 보약을 차갑게 복용하면 오히려 속을 냉하게 하기 쉽다. 보약의 흡수도 따뜻해야 더 잘된다. 그러나 열이 많은 소양인은 미지근하게 하여 복용하는 것이 좋다. 한의사의 특별한 지시가 있지 않는 한 보약은 차갑게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3세(36개월)전에 한약을 먹이면 머리가 나빠진다?

아니다. 일반적으로 3세 정도면 한약을 복용할 수 있다. 오히려 뇌세포를 활성화시켜 두뇌활동을 도와줘 머리를 맑게 하고 머리가 좋아지게끔 하는 한약도 있다. 아토피나 천식 예방, 성장 촉진을 위해 보약을 복용하기도 한다.

[인기기사]

·“내가 받지도 않은 리베이트를 소명하라고?” [2015/01/26] 
·성형 의료사고 대처하는 의료진의 자세 [2015/01/26] 
·전자담배와 비슷한 흡연욕구저하제 안전성 재검토 [2015/01/26] 
·“단식투쟁, ‘득’보다는 ‘실’ 많아, 먹고 투쟁하겠다” [2015/01/26] 
·러시아 경제 '위태'…국내병원 직격탄 환자 ‘반토막’ [2015/01/26] 

오경아 기자 okafm@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위 기사는 중앙일보헬스미디어의 제휴기사로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중앙일보헬스미디어에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