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기 '희망 보고서']선일다이파스 김영조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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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라하는 외국 명차에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이 있다. 충북 진천의 광혜원공단에 자리 잡은 자동차 볼트 전문업체인 ㈜선일다이파스다. 이 업체는 1997년부터 폴크스바겐 페이톤.BMW 5시리즈.벤츠 E클래스 등 외국 고급차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이 외국 자동차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것은 극히 드문 사례다.

이 회사 김영조(66.사진) 사장은 "자동차용 볼트는 고속주행이나 급정거 때 발생할 수 있는 진동과 충격 등을 견뎌내야 하기 때문에 일반 고정용 볼트보다 정밀해야한다"며 "외국업체들이 우리회사 볼트의 품질을 인정 한 결과"라고 말했다.

선일다이파스는 창업 당시 생산했던 전자제품용.건설용 볼트 등을 정리하고 20년째 차량용 볼트만 생산하고 있다. 당시 국내 자동차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선일다이파스도 함께 성장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선일다이파스도 외환위기때 혼쭐이 났다. 300억원대를 유지하던 매출이 200억원대로 뚝 떨어져 자금난을 겪었다. 김 사장은 "돈 될 만한 것을 모두 팔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은행을 찾아다녔다. 2000년에는 경기도 성남공장을 충북 진천 공장으로 옮기면서 직원의 절반 가량을 정리했다"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기업이 숙명적으로 겪어야하는 성장통의 하나"라고 표현했다.

경영이 정상 궤도에 들어서기 까지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지원도 밑거름이 됐다. 그는 "중진공에서 5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지원했고 3년정도 생산관리 기법등을 가르쳤다"고 말했다. 중진공 구조고도화 지원처의 임득문 팀장은 "경영.기술분야 지원을 받는데 특별한 자격이 없다"며 "신청하면 어느 기업이나 받을 수 있지만 이를 모르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고 말했다. 김 사장은 선경그룹(현 SK그룹) 출신이다.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선경합섬을 거쳐 선경기계에서 근무했다. 대표이사 전무직을 맡아오던 1983년,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이 "볼트는 대기업과 안어울리는 업종이니 매각할 것"이라고 하자 "차라리 내가 직접 해보겠다"며 회사를 가지고 나왔다.

중소기업 오너를 해보니 대기업 전문경영인과 어떻게 다르냐고 물었다. 그는 "오너는 회사의 성패에 목숨을 건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선일다이파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587억원이다. 직원 280명이 브레이크볼트 등 5000종에 가까운 자동차용 볼트를 생산하고 있다. 국내 시장점유율도 20%에 이른다.

진천=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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