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락녀|돈때문에 시작하고 돈때문에 그만못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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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숙자양은 모여대 2학년에 재학중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그녀가 집안을 꾸려 나가야할 형편이었다. 월30만∼40만원의 수입이 보장된다는 구직광고를 본 이양은 「무엇이든지 시키는대로 다 하겠다」는 각서를 쓴 다음 한달 윌급을 미리 받았다. 그후 취직된 곳은 댄스홀이었고 첫달치 월급으로 받은 30만원은 이양이 갚아야할 빚이 되어 이양은 소위 윤락녀로 전락하고 말았다.
감시의 눈이 엄격해 달아나지도 못한 이양은 결국 병까지 얻어 폐인이 된 몸으로 그후 일선 상담소의 배려로 자진 귀가, 결혼으로 재생의 길을 갈 수 있었다.
김경희씨는 가정불화로 가출, 윤락생활을 시작했으나 그후 부모가 찾아와 집안 망신을 시켰다고 해서 가정에 데리고 갈수 없다고 하여 윤락생활을 계속할 수 밖에 없는 경우였다.
이와같은 윤락여성에 대한 실태와 함께 한국부인회는 27일 하오2시 윤락여성 선도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가졌다.
「윤락여성 문제와 그 방지책」으로 발제강연을 맡은 손의목교수 (국립 사회복지연수원)는 현재 특정지역내 윤락여성 수는 1만2백71명으로 이들에 대한 시설보유율은 4·25%에 불과하다고 전제했다.
손교수는 특히 윤락여성의 경향이 근년에 들어 점차 잠재적 매춘으로 전환,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한국 부인회가 3월10일부터 2개월간 서울 대전·광주·동두천·오산·부산등의 지역을 대상으로 파악한 윤락여성 실태를 살펴보면 윤락가에 들어가게 된 동기로는 돈을 벌기 위해서가 73%로 가장 압도적이다. 그다음이 직업소개소·포주의 유인(14%), 사치스런 생활을 하기 위해(9%), 좋은 줄 알고 (4%)의 이유였다.
그들의 하루수입은 46%가 1만원 이상이고 5천∼1만원 수준이 31%, 1천∼2천원도 3%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이 현재의 생활을 그만 두지 못하는 이유로는 돈때문이 49%, 가족의 생계비를 계속 지원해야 하기때문(26%), 생활대책이 마련되지 않았기때문 (17%)으로 지적된다.
현재 이들이 갖고 있는 희망사항은 새생활을 하고 싶고 (27%), 기술을 배워 돈을 벌고 싶기도 하고(27%), 결혼해서 안정을 찾고싶은 경우 (23%)도 상당수였다.
그러나 증가추세에 있는 윤락여성의 실태와는 대조적으로 윤락여성에 대한 사회의 관심도나 실제의 대응책은 상당히 미흡한 실정.
따라서 손교수는 기아발생과 미혼모가 윤락여성 증가의 주요인으로 부각되는 지금 미혼모 조산시설의 설치와 함께 윤락여성을 대상으로 한 직업교육이 대폭적으로 수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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