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골프장도 재일동포 차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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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일본사회가 재일동포들에게 얼마나 폐쇄적인가를 보여주는 조그마한 사건이 최근 동경근처의 한 골프장에서 있었다.
지난3월초 사이따마(기옥)현에 있는 모회사중역 A씨(33·재일동포)는 지바(천엽)현 노다(야전)시에 있는 지바 컨트리클럽회원권을 1천7백50만엔에 매입, 서류를 갖추어 명의개서를 신청했다가 골프장측에 의해 이를 거부당했다.
외국인의 가입은 78년이래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는 실명이었다. 그러나 일본골프장에 회원으로 가입하는 외국인의 90%이상이 한국인 즉 재일동포인 만큼 실제로는 재일동포이기 때문에 안된다는 것이나 다름없는 대답이었다. 그것은 골프매너가 나쁘다는 점을 지적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골프장에서의 매너가 나쁘기론 일본인들이 오히려 국제적으로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얘기다.
최근에는 필리핀의 골프장에서 일본인들이 축출당하는 추태를 벌인 일이 있다.
A씨의 사건전말을 보도한 요미우리(독매)신문(21일자 석간)도 이같은 사실을 지적하면서 지바골프장측의 편파적인 처사를 비판했다.
일본의 한 골프관계자는 지바골프장 뿐 아니라 2천5백여개에 달하는 골프장중 절반정도는 재일동포의 가입을 음으로 양으로 거부하고 있다고 말하고있다.
그런데도 그런 사실이 아직 표면화되지 않은 것은 회원권알선업자가 미리 알아서 한국인을 기피하는 골프장에는 알선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번 A씨의 경우는 회원권을 살 때 일본식통명을 사용했기 때문에 이런 불쾌한 장면이 노출됐다는 것.
일본사회에서 재일동포들이 그나마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은 골프장이다.【동경=신성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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