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인들, 안내 맡았던 기업들 열띤 홍보전|여성62%가 생리휴가 제대로 못 받아|재산세 인상 추궁 야의원들 맥풀려|자유중국변호사 방한에 지레짐작 만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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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중공 피납여객기 불시착과 송환과정에서 피납승객과 협상대표단의 숙박, 관광안내를 맡은 국내 일부 기업들이 기회 있을 때마다 기업이미지와 제품선전에 안간힘을 다해 기업홍보전의 뜨거움을 실감케 했다는 후문.
그 동안의 열띤 홍보전에서 피납기 정비를 맡은 대한항공은 연일 매스컴의 각광을 받아 1백% 선전효과를 올렸으나 국내 유수의 가전제품 메이커인 K사는 피납승객들에게 가전제품을 선물하려다 무게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하는 등 희비가 엇갈리기도.
홍보전을 지켜본 관계자들은 KAL이 선전 효과면에서, 대표단 숙소와 관광지를 선보인 S그룹, 손가방을 제공한 스포츠용품사 K사, KAL 선물가방 속에 전자계산기를 넣어 체면을 세운 가전제품 메이커인 K사 등이 덕을 보았다는 평가.

<대만방문에 대한 답방>
○…중공기 납치범6명에 대한 신병처리문제로 골치를 썩이고 있던 지난l5일 자유중국의 변호사 20명이 한꺼번에 내한, 관계자들의 촉각을 곤두세웠는데.
이들은 특히 공항에 내리자마자 스스로 『납치범 문제와 는전혀 관계가 없다』고 선언, 오히려 방한목적을 숨기기 위해 연막을 친 것이 아닌가 하고 의아해 하게 했던 것.
이 때문에 법조계에선 이들이 납치범의 국내재판에 대비해 법률적용문제 한국변호사선임문제 등을 관계당국과 협의하러 온 것이 아니냐는 말이 떠돌 정도.
그러나 이들의 방한목적은 서울변호사들의 대구방문에 대한 순수한 답례였다는 것이 밝혀지고 아무 일 없이 18일 모두 추한하자 관계자들은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 격』이라며 안도의 한숨.

<사전 협의 없이 성명 내>
○…서울시는 올해 1기분 재산세(건물분) 부과와 관련, 『30%나 올린 것은 지나친 처사』라는 공식성명에 이은 민한당의 공격화살을 막아내느라 동분서주하면서도 『사실과 다르기 때문에 몸은 고달파도 마음은 느긋하다』는 표정들.
서울시관계자들은 재산세 산출방법을 적은 내무부의 지침과 부과사례를 들고 다니며 「맨투맨」식 작전까지 펴던 중 19일 서울시를 찾아온 8명의 민한당 의원들이 김성배 시장으로부터 사실을 설명 받고 싱겁게 물러가자 『그럴 줄 알았다』며 회심의 미소.
일부 실무자들은 민한당 측의 공격방향이 「인상률30%」에서 「저물가정책 위반」이라는 폭으로 급선회하자 건물 과표를 8% 올리도록 지침을 정한 내무부쪽을 걱정해 주기도.
이날 김시장을 만나고 나온 민한당의 일부 의원들은 시청기자실에까지 들러 「꼬투리」를 잡고자 했으나 『제l야당이 확인도 하지 않고 성명을 내느냐』는 기자들의 지적을 받고는『내무위소속 의원들과 사전 협의 없이 당의 성명이 나간 것 같다』며 실수를 시인.

<질병은 신중 보도토록>
○…김정례 보사부장관은 시범지역 의료보험문제와 의료보험수가조정 등 현안문제들을 출입기자들과 자주 만나 얘기해 보자는 요청을 받자 이를 점잖게 비판.
김 장관은 최근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기구 총회에 참석, 귀국하는 길에 들른 영국의 예를 들면서 그곳 수상과 장관들은 일단 만나면 매우 민주적이고 흉허물없이 대화를 나누지만 처음 면회를 신청, 만나기까지는 매우 어렵다면서 우리도 아무나 마구 만나주는「값싼 장관」이 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 김 장관은 그런 의미에서 장관이 자주 만나주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지적.
김 장관은 그러면서도 올해는 각종 국제회의가 많기 때문에 질병보도는 신중히 해서 우리 나라가 후진국이란 인상을 주지 말도록 해달라고 거듭 부탁.

<몰라서 신청 않기도>
○…우리 나라에서 여성근로자의 62%가량이 법적으로 보강된 유급생리휴가의 혜택을 재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
이는 한국노총이 18일 하오 세종문화회관에서 가진 「여성근로자의 실태보고 및 대책토론회」에서 밝혀진 것으로, 지난해 노조에 가입된 전국의 여성근로자 9천3백7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유급생리휴가를 제대로 받고 있다고 답한 근로자는 전체의 38·1%에 불과.
나머지 48·6%는 여러가지사정으로 휴가를 가는 대신 수당을 지급 받고 쉬지 않았으며, 6·l%는 생리휴가를 신청하는 것이 부끄럽게 생각되거나 이 같은 제도가 있는 것을 몰라서 혜택을 받지 못했다고 응답.
또 조사대상자의 7·2%는 생리휴가를 신청했으나 아무런 반응도 얻지 못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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