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완 - 김원형 SK 구한 '22년 단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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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이호준(오른쪽에서 셋째)이 7회 솔로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하이파이브를 하는 김기태와 김재현의 표정이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인천=연합뉴스]

"배터리로 만난 지는 22년 됐어요. (박경완이) 현대에서 뛴 5년을 빼면 정확히 17년을 배터리로 호흡을 맞춰온 거죠."

오랜 친구 김원형과 박경완이 SK를 구했다. 1차전에서 한화에 일격을 당했던 SK가 2일 문학 홈구장에서 벌어진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한화를 11-2로 꺾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동안 타석에서 소극적이었던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오늘은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나섰어요. 초구에 세 번 방망이가 나갔고, 두 번 안타를 만들어냈습니다."

박경완의 9월 타율은 0.130이었고, 안타는 단 3개였다. 1차전에서는 두 번이나 삼진을 당하며 3타수 무안타였다. 박경완은 최근 SK 타선에서 가장 약한 부분이었다. 그랬던 박경완이, 2차전에서는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휘둘렀다. 8회 말 홈런을 터뜨리는 등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신이 난 포수의 기분은 투수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SK 선발 김원형은 "1차전을 내줬기 때문에 오늘 경기는 놓칠 수 없었다. (박)경완이와 논의해 볼 배합에 변화를 많이 준 것이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원형은 6과 3분의 2이닝 동안 6피안타.2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막아내 승리투수가 됐다. 올 시즌 자신의 최다승인 14승을 올리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김원형은 포스트 시즌에서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사실 김원형은 올 시즌 한화에 약했다. 네 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방어율) 5.50이었다. 그래서 이날 승리는 한화와의 천적 관계를 청산하는 계기도 됐다. 배터리의 '흥'은 팀 전체로 다시 뻗어갔다. SK는 이날 준플레이오프 최다 안타인 17안타를 폭발하며 송진우 등 한화 투수진을 압도했다. 한화는 7명의 투수를 동원했지만 한 번 터져버린 SK 타선을 진압하지 못했다.

조범현 SK 감독은 "그동안 타선이 터져 주지 않아 어려웠다. 2차전이 팀 타선의 점화 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인식 한화 감독은 "5회 이상 버틸 것이라고 기대했던 선발 송진우가 일찍 무너진 것이 패인이었다. 4회 말 유격수 브리또의 판단 착오로 인한 송구 실책이 승부를 갈랐다. 우리는 SK보다 불펜이 약하다. 선발이 길게 버텨줘야만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1차전에서는 한화의 문동환과 조원우가 빛났다. 선발 투수 문동환은 9이닝 동안 1실점으로 완투승을 거뒀고, 1번 타자 조원우는 4타수 4안타(1홈런), 3타점으로 팀 타선을 이끌었다.

인천=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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