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안정적 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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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세계경제가 점진적인 경기회복을 향하고 있는 가운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세계경제의 『인플레이션 없는 지속적 성장』을 위한 시나리오를 작성, 주요 각국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OECD경제정책위가 중심이 되어 완성한 이 제안은 5월말 미국 월리엄즈버그에서 열릴 서방 선진국 정상회의에 제출, 서방 제국 경제 전략의 골격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시나리오의 글자는 일찌기 볼 수 없었던 서방 선진국의 협조적인 경제전략을 제창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즉,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 지금까지 주요 각국은 각각 독자적인 대응책을 써왔으나 이제부터는 적어도 중기적인 공동목표를 설정하고 「인플레이션 없는 성장」을 실현시키도록 협조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OECD는 ①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경기회복이 진행되고 있는 「강한 나라」(미·일·서독·영·화·스위스 등) ②인플레이션율이 약간 내려가고 경기회복 조짐이 보이는 「개선 시작 나라」(불·가·이 등) ③고인플레이션·고실업율의 「약한 나라」(벨기에·스웨덴 등)로 구분하고, 경제실정에 적합한 정책선택을 권하고 있다.
강한 나라에 속하는 미국에 대해서는 재정적자 압축에 의한 고금리 시정을 요구하는 반면에 일·서독 등은 재정지출의 급속한 축소를 피해야 한다고 정반대의 대응책을 촉구하고 있다.
그리고 「약한 나라」들에는 복지 관련 지출 억제, 물가 슬라이드제의 재검토를 권고하고 있다.
OECD가 각국별 정책 시나리오를 만든 이유는 경기침체에서의 탈출을 위해 『각국이 서로 다른 대응을 하면서도 중기적인 공동 목표로서 인플레이션 없는 성장을 실현』하자는데 뜻을 두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개도국의 상무문제를 진지하게 제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OECD는 개도국의 누적 상무문제를 경감시키도록 선진국측이 금융 면에서 협력하는 것은 물론, 개도국의 대선진국 수출증대에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개도국 자신의 경제 재건 노력에 더하여 선진국의 협력이 절대적 요건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OECD의 세계경제협력방안을 선진국정상회의가 채택할 경우 서방경제권은 마찰을 극소화하고 각국 정책 수단의 조화를 거쳐 지속적인 성장을 해나갈 바탕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오늘의 세계경제는 저성장·고실업·인플레이션·부의 편재라는 여러 가지 애로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국가간의 이해상반으로 힘을 합쳐 대처할 공동전략이 결여되어 있다.
한두 나라의 힘만으로는 어쩔 수 없는 세계경제 환경을 이해하면서도 경제정책상의 협력은 거의 볼 수 없는 상태에 있다.
따라서 선진국의 협의체인 OECD가 세계경제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주요국의 경제정책목표를 합일시킬 수만 있다면 세계경기 회복을 촉진시킬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도 이길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개도국의 무거운 외상 부담을 덜어주어 금융위기로부터의 탈출도 가능케 해준다.
우리도 주요국의 경제정책방향을 주시하여 세계경제의 흐름에 적용하는 한편, 외채규모를 줄이는데 더한층 애써야한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수습되고 경기는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등, 세계경제환경은 확실히 개선되어 가고 있다.
우리는 호전되는 경제여건을 최대한 활용하여 수출증대로 국내경기를 북돋우고 외채부담도 가볍게 해야 할 시기에 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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