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자, 「세계탁구 여왕」 눈앞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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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동경 = 신성정 특파원】 한국여자탁구의 대들보 양영자(양영자·19·제일모직)가 한국탁구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여자단식결승에 올랐다.
드라이브주전인 양영자는 9일 도오꾜 요요기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회최종일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2시간에 걸친 풀세트 접전 끝에 드라머와 같은 3-2의 대역전극을 펼치며 세계랭킹4위인 중공의 황준군을 제압한 것이다.
양은 이날 이질라버의 변칙플레이어인 황의 페이스에 말려 두세트를 먼저내준후 위력적인 드라이브를 주무기로 한 과감한 공격으로 내리 3세트를 따내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서 중공 국내챔피언이며 세계랭킹 2위인 조연화와 격돌케됐다.
이로써 양은 한국이 지난56년 일본동경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이래 27년만에 처음으로 개인전에서 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었다.
양은 전날 여자부4회전에서 경려창을 3-1로 제압한데 이어 준준결승에서 세계랭킹1위이자 81년 유고세계대회 여자단식챔피언인 동령을 3-0으로 제압, 결승에 올랐었다.
한편 남자단식에서는 김기택(김기택·제일합섬)이 4회전에서 세계랭킹7위인 유고의 노장 「슈벡」을3-2로 제압하고 8강에 올랐으나 준준결승에서 중공의 왕회원에게 3-0으로 져 아깝게 탈락했으며 박이희(박이희)는 4회전에서 중공의 범장무에게 3-0으로 완패했다.
김기택이 세계8강에 오른것도 남자로서는 세계선수권대회사상 처음이다.

<양영자, 한국 탁구의 새 활력소로 | 백스매싱 일품 파괴력 좋아>
○…한국여자탁구의 새로운 활력소로 등장한 양영자(양영자)는 올해19세로 키166cm의 보기드문 장신선수.
이에리사-정현숙(정현숙), 이수자(이수자)-김경자(김경자)이후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로 기대를 모으고있는 양영자는 역시 이에리사나 이수자와 마찬가지로 파워드라이브를 주무기로 하는 공격형으로 백스매싱은 오히려 두선배를 능가하고 있는것으로 평가되고있다.
국내여자선수로서는 유일하게 4mm의 두꺼운 라버(보통2∼3mm)를 사용, 파괴력에서는 남자선수를 방불케한다.
초반에 흔들리면 쉽게 무너지는 것이 약점.
양은 이번대회 단체전에서 크게 부진, 단식에는 거의 기용되지 못했다.
이일여고 2학년째인 81년부터 국가대표선수로 발탁되었으며 이리에서 포목점을 하고있는 양병권씨(양병권·67)의 3남3녀중 막내. 이리남선국교 3학년때부터 탁구를 시작, 이일여중고를 거쳐 올해 제일모직에 입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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