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도 쌀밥에 김치 즐겨먹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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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공 피납기 송환교섭대표단 일행과 함께 7일 내한한 특별전용기의 스튜어디스 김영화양 (24·중국발음 JIN YING HWQ)은 피는 속일 수 없는지 호텔에서도 김치만 찾았다.
고향이 평양인 아버지(철도회사 기술자) 와 어머니·남동생 (20· 북경대 재학) 등 4명의 가족이 북경에서 살고 있다는 김양은 7일 하오 호텔 신라에 든 후 인삼차를 주문한데 이어 저녁식사도 한정식을 시켰고 김치를 두 접시나 더 주문해먹었다. 8일 점심에 중국음식을 시키면서도 따로 김치를 주문해 맛있게 들었다. 김양은 집(북경)에서도 다른 중국인들처럼 빵을 먹지 않고 쌀밥을 먹고 김치도 꼬박꼬박 담가먹는다고 했다.
호텔 종업원들과 음식에 관한 이야기도중 김양은 『중국에서도 개고기를 먹는데 주로 겨울에 먹는다』고 말하기도.
김양은 서울이 매우 아름다운 도시이며 특히 야경이 아름답고 북경에도 고급 호텔이 많지만 한국의 호텔시설이 참 좋다고 말했다.
『결혼은 언제쯤 누구와 하느냐』는 물음에 김양은『북경에 기술자로 일하는 애인이 있다』고 말하며 수줍은 미소를 띠었다.
호텔종업원들은 김양이 7일 밤 MBC-TV의『다녀왔읍니다』를 흥미있게 시청하면서『우리 집에도 컬러TV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호텔 신라 1242호실에 묵고있는 김양은 룸을 방문한 호텔의 서갑석 식음 2과장(35)과 중국식당종업원 풍계환양(23·화교)에게 가로·세로 2cm가량의 플래스틱 장식이 붙어있는 열쇠고리를 선물했다. 김양은 까만 바탕에 중공 민항의 CAAC 날개모양의 마크가 새겨진 이 열쇠고리를 이들에게 주면서 『친절에 감사한다고 말했다』고 서과장이 전했다.
김양은 특별전용기 트랩을 내리면서부터 『고맙습니다』 『괜찮습니다』등 유창한 한국말을 써 공항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1m 65cm의 알맞은 키에 날씬한 몸에 착 달라붙은 유니폼이 뽀얀 얼굴과 잘 어울리는 김양은 중공 민항소속의 여승무원 가운데 몇 명 안되는 VIP담당 스튜어디스. 80년부터 일해왔다고.
북경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부모의 뜻에 따라 조선어교습소에서 한국말을 배웠다는 것.
김양의 액센트는 비교적 정확했으나 가끔 중국식 억양이 튀어나왔으며 약간 어려운 말은 알아듣지 못했다.
김양은 호텔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영어와 한글로 『고맙습니다…김영화』라고 또박또박 사인을 해줬다.

<한 천 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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