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불 대학생 등이 홍콩서·밀수품 반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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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소위 「홍콩 VIP」로 불리는 중국계 보따리 밀수꾼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자 미국·영국·프랑스·핀란드등 비아시아계 외국인을 지게꾼으로 이용한 신종 밀수 수법이 세관에 적발됐다.
김포세관은 30일 귀금속과 고급시계, 고급외제 안경테 20∼30개씩을 허리춤이나 다리에 테이프로 붙여 몰래들여 오던 서독인 「뷰머·아스트리드」양(21·학생·서독 힐덴자인시)을 비롯 프랑스인 「골스턴·강·미셀」(24·학생·파리시), 핀란드인 「세포·유하니·키비오자」(28·핀란드 리바라시), 오스트리아인 「푸즈·루필트」(23·빈시), 영국인 「필립·홍즈」(30·건축업), 미국인 「셰퍼드마이클·블리스」(31·미국 애리조나주)씨등 비아시아계 외국인 6명을 관세법 위반혐의로 적발, 각각 1백만∼2백50만원씩의 벌금을 부과했다.
「아스트리드」양파「미셀」, 「키비오자」씨등 3명은 29일 하오 4시20분 KAL616편으로 입국하면서 각각 허리에 안경테 24개(싯가 70만원)씩을 두 뭉치로 나누어 테이프로 붙여 몰래 들여오려다 세관원에 적발됐다.
또 「루펄트」 「홈즈」 「볼리스」씨등 3명은 이날 하오 3시50분 KAL703편으로 입국하면서 각각 안경테 20∼30개썩, 1냥쭝짜리 금목걸이, 롤렉스 손목시계 등을 다리와 팔 등에 숨겨 들여오다 적발됐다.
이들은 홍콩에 관광 갔다가 각기 다른 장소에서 30세 가량의 중국인으로부터 밀수품을 한국과 일본에 전달해 주면 왕복비행기표와 미화 2백달러씩을 주겠다는 제의를 받고 이같은 것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세관은 앞으로 이같은 수법이 성행할 것으로 보고 서울 회현동 R·A호텔등 홍콩 VIP들이 국내판매조직에 밀수품을 건네주는 장소에 정보원을 두어 감시를 강화하고 국내판매조직에 대한 정보를 수집, 근원적인 단속을 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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