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뒷골목이 20대의 거리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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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교육회관을 중심으로한 서울광화문등이 10대의 거리라면 관철동등 종로는 20대의 거리다. 관철동 종로서적센터 뒷골목은 소위 「종로대학」으로 불릴 만큼 대학생이 붐비는 거리.
이곳에는 학사주점·경양식집·디스코클럽·다방·전자오락실등 2백여업소가 빽빽이 들어차 젊음을 부르고 있다.
대낮에는 비교적 한산하던 이들 거리는 대학강의가 끝나고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 하오6시부터 대학생들이 모여들기 시작, 하오7∼9시에는 걸어가기도 어려울 정도로 붐빈다.
이같은 현상은 무교동낙지골목·청진동입구등도 비슷하다.
관철동뒷골목 K의집(경양식·술집) 앞에는 50∼1백여명의 대학생·재수생들이 진을 치고 앉아 있다. 이들은 연인·친구들을 기다리거나 하루 데이트상대를 물색하고 있는 중. 그 옆에 즐비한 학사주점에서는 아직 대낮인데도 술에 취해 얼굴이 벌건 남녀학생들이 비틀거리며 나오고 있다.
전자오락실에서 길앞 전신주에 매단 스피커에서는 오락실에서 나는 게임소리가 생생히 들려 오고있다.
하오 6∼7시만 되면 디스코클럽에 20대 젊은이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 거리의 최근 명물은 「인터폰미팅」을 주선해주는 S다방. 독특한 실내장식에 좌석 30석(2층)인 이 다방에는 좌석마다 인터폰이 가설돼 있어 다방에 있는 남녀들이 원하는 좌석의 이성들과 인터폰통화를 할수있다.
인터폰으로 서로 이해가 되면 자리를 옮겨 합석, 즉석미팅이 이뤄지며 이야기가 잘되면 함께 밖으로 나가 교제를 계속한다.
인터폰은 벽유리 너머있는 DJ와도 연결, 희망음악을 신청하기도 한다.
이 다방에서 인터폰 미팅으로 만나 결혼에 골인한 남녀도 10쌍 가까이 된다.
지난 연말 이다방에서 만난 한쌍은 1월 결혼에 골인하면서 다방주인 김길언씨(44)에게 구두 한컬레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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