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 낸 박세리 "팬들에 미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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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CJ.사진)가 22일 고단한 심경을 밝혔다. 소속사인 CJ와 마케팅 대행사인 세마 스포츠를 통해서다. 왼쪽 가운뎃손가락 인대가 늘어난 탓에 최근 LPGA투어 사무국에 '병가(medical extension)'를 내고 올 시즌을 접은 그는 현재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박세리는 "무엇보다도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시즌을 포기하게 돼 팬들과 소속사에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그러나 성적이 부진하기 때문에 시즌을 포기했다고 생각하지는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명예의 전당 입회자격을 충족시키기 위해 일부러 시즌을 접었다는 보도와 관련, "명예의 전당과 이번 일과는 무관하다.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어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올 시즌 15개 대회에 출전했으나 세 차례나 경기를 포기했던 박세리는 "연간 10개 대회 이상을 치르면 '현역 선수'로 인정되기 때문에 명예의 전당 입성을 위한 올해 출전 요건은 이미 충족시킨 셈이다. 1998년부터 올해까지 8시즌을 계속 뛴 셈이니 앞으로 두 시즌만 더 채우면 자동적으로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세리는 그러나 "외국인 선수는 연간 15개 대회 이상을 치르지 않으면 다음해 전 경기 출전권(풀카드)을 주지 않는다. 손가락에 깁스를 할 정도로 부상이 심한 탓에 앞으로 세 차례 이상 대회에 나가기 어려울 것 같아서 (내년도 풀카드를 유지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메디컬 익스텐션을 제출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세리는 "골프클럽을 제대로 쥘 수 없다. 요즘엔 훈련을 포기하고 매일 아침 조깅만 하고 있다. 10월 중 한국에 돌아가서 푹 쉬고 싶다"며 "요즘 같아선 고향인 대전에 가서 계룡산의 정기라도 받고 싶은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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